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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新 패권경쟁 ②]‘명분‘ 잃은 중국, 승부 카드는?…방공식별구역? or 경제 압박?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부정한 상설중재재판소(PCA)의 판결에 중국 정부가 어떤 승부수를 띄울지 전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전쟁불사라는 준전시 상태 선포에 이어 방공식별구역 선포 등으로 실제적인 군사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중국이 경제 압박 카드를 통해 남중국해를 둘러싼 패권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는 전략도 같이 들고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양수 겹장의 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다는 것이다.

남중국해는 미국과 중국 간의 패권경쟁이 가장 격렬하게 드러난 곳이다. 때문에 PCA의 판결은 향후 중국의 남중국해 인공섬 건설과 영유권 주장을 둘러싼 미국의 압박을 심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수세에 몰린 중국이 강경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사진=게티이미지]

실제로 중국 시진핑 주석은 PCA 판결이 나오기 직전에 전투준비태세를 명령한 전해졌다. 중국매체 ‘보쉰’에 따르면 시 주석은 중국에 불리한 PCA의 판결을 계기로 미국이 남중국해에서 무력 도발에 나설 경우 일전불사할 각오를 다져야한다고 중국군에 촉구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등은 중국이 남중국해 일대에 방공식별구역(ADIZ)을 강경대응에 나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경제 압박’을 이용해 남중국해 일대에 대한 정당성을 확보해나갈 가능성이 가장 크다.

중국에 경제적인 의존도가 높은 캄보디아 정부는 지난달 “(남중국해를 둘러싼) PCA의 중재결정은 정치적인 동기에 따라 나온 것이기 때문에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표명했다. 공식적으로 중국의 입장을 지지한다고 표명한 아프가니스탄과 김비아, 케냐, 니제르, 수단, 레소토 등 8개국도 남중국해와 관련이 없는 중동 및 아프리카권 국가들이었다. 모두 중국에 대한 경제의존도가 높은 나라들이다.

CSIS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당국이 남중국해 영유권에 대한 명분으로 60개국의 지지를 얻었다고 밝혔지만, 실제 공개 지지한 국가는 8곳에 불과했다”며 중국의 경제지원을 기대한 국가들이 중국 편에 섰다고 전했다.

중국이 경제력을 영토분쟁에 적극 활용한 대표적인 사례로는 센카쿠 열도(댜오위다오)가 있다. 2010년 센카쿠에 대한 실효지배를 주장하고 있는 일본이 센카쿠 영해권을 침입한 중국 어선의 선장을 나포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하지만 사건은 싱겁게 끝났다.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당시 중국은 세계 희토류 생산의 97%를 담당하고 있었기 때문에 막대한 자원권력을 발휘했다. 일본은 중국 어선 선장을 석방하는 굴욕을 맛봐야 했다. 일본 정부가 중국의 ‘공식 사과 및 배상’ 요구를 들어주자 않자 중국은 공동개발하기로 합의했던 동중국해 가스전 장비를 반입하고 일방적으로 가스 시추시설을 설치하는 행보를 보였다. 일본이 강경대응에 나서지 못하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평화적인 해결을 촉구한다”는 원론적인 성명을 발표했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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