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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엘리트라서 신선했던 최연소 英총리 캐머런, 사임 의사 발표 후 ‘허밍’한 까닭은
[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 영국의 최연소 총리로 성공 가도를 밟아오던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브렉시트 투표라는 자충수에 스스로 총리직을 내려놓게 됐다. 그러나 결코 어두운 모습으로 물러나지는 않았다. 사임 의사 발표 후 남몰래 콧노래(humming)까지 부르며 기죽지 않는 태도를 유지했다.

캐머런 총리는 전형적 엘리트였기에 이질적이었던 인물이다. 보수당은 본래 마거릿 대처나 존 메이저 등 자수성가형 지도자들을 선호했다.

2005년 마이클 하워드 대표가 총선에서 패배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자, 캐머런 총리는 보수당 개혁과 집권을 내걸고 일반 당원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얻어 대표직에 올랐다. 당시 나이는 39살이었다. 

 
[사진=게티이미지]

2010년 총선에서 13년 만에 노동당을 제치고 제1당으로 복귀하는 데 성공하면서 마침내 총리가 된다. 200년 만에 나온 가장 젊은 총리였다. 2015년에도 총선 승리를 이끌어 내면서 젊은 총리는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예기치 못한 브렉시트 투표 결과가 그의 발목을 잡았다. 2013년 당내 보수파를 잠재우고 두 번째 임기에도 개혁을 이어가기 위해 처음 국민투표를 공약으로 내걸었을 때만 해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가 현실이 될 것이라고는 예측하지 못했다.

쉽게 이길 것이라 생각한 그의 예상과 달리 국민투표는 영국 사회의 세대, 지역, 계층 간 분열을 드러내며 그의 정치적 도박을 실패로 내몰았다. 그는 졸지에 영국을 위기에 빠뜨린 장본인이 됐다.

그러나 영국인들의 기억 속에 캐머런 총리는 못된 지도자는 아니었다. 실용주의자, 따뜻한 보수주의자를 표방했던 그는 사안에 따라 유연한 태도를 보이며 영국을 이끌었다. 전후 처음으로 자유민주당과 연정을 구성하고, 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서는 노동당과 연대하는 등 정치적 반대파와도 손을 잡았으며 분배 정책이나 기후 변화, 동성 결혼 등의 이슈에서도 기성 보수당보다 진보적이었다.

소신있던 총리 인생만큼이나 사임하는 순간에도 기죽지 않았다. 1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캐머런 총리의 옷에 붙어 있던 마이크 소리를 들어보면 그가 사임 계획 발표 후 건물 안으로 들어갈 때 낮게 콧노래(humming)를 부르는 것을 들을 수 있다며 동영상을 함께 게재했다.

일각에서는 이를 어려운 상황에 처한 자신을 스스로 다독이기 위한 것으로 해석했으며, 또 다른 축에서는 이를 ‘디모브해피(demob-happy)’라고 봤다. 디모브해피는 스트레스가 많은 업무에서 빠져나왔을 때의 홀가분한 심정을 표현하는 단어다.



smsto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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