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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車업계 컬러혁명…'대형차=검정' 공식 깨지나?
[헤럴드경제=조민선 기자]국산차는 색상이 밋밋하다는 인식이 있었다. 화려하고 눈에 띄는 차 색상은 아기자기한 경차나 수입차의 대명사로 여겨졌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새 국산차의 색상이 다채로워지면서 고객들도 흰색, 검은색, 회색의 단조로운 무채색에서 톡톡 튀는 유채색의 선택을 늘리고 있다.

대표적으로 현대기아차의 유채색 차량 판매가 눈에 띄게 늘고있다. 올해 3월 말 출시된 기아차의 하이브리드 SUV ‘니로’가 ‘블루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고급차 브랜드인 제네시스의 플래그십 세단 ‘EQ900’의 유채색 차량 판매가 급증 추세다.

제네시스 EQ900 냅튠 블루 컬러 [사진제공=제네시스]

11일 현대차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에쿠스’의 유채색 선택 비중은 0.1%(작년 1월~11월)에 불과했으나 EQ900(올해 6월 기준)는 블루, 브라운 등 유채색 비중이 3.4%에 달했다. 넵튠 블루, 탠 브라운, 골드 센트가 각각 1.9%, 0.9%, 0.6%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 1월 EQ900 유채색 판매 비중이 전체의 2.4%였던 것과 비교해도 증가세가 뚜렷하다. 

반면 블랙의 판매 비중은 같은 기간 77.9%에서 70.6%로 줄었다. EQ900 이전 모델로 비교할만한 에쿠스의 블랙 컬러가 전체의 88.6%였던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게 검은색 구매 비율이 줄었다. 

제네시스 G80 탠 브라운 [사진제공=제네시스]

현대차 관계자는 “대형차는 아무래도 블랙 컬러 비중이 압도적으로 많은 편“이라며 “상대적으로 톡톡 튀는 색상을 선호하는 경차, 소형차와 비교하면 고급 대형차의 유채색 선택 비중이 높아진 것은 의미있는 변화”라고 설명했다.

EQ900 구매 고객이 선택한 무채색 가운데 메인 컬러가 검정에서 회색, 흰색으로 다변화한 것도 특징이다.

이 같은 변화는 국산차 브랜드도 고객 취향에 맞는 다양한 컬러를 출시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EQ900는 애초 출시 때부터 ‘블랙=대형차’ 공식을 깨고, 넵튠 블루, 탠 브라운, 골드 센트 등의 컬러를 공개해 화제를 낳았다. 사이즈를 키우면서도 스타일리시함을 강조한 수입 대형차의 트렌드를 감안한 컬러 전략이었다. 최근 출시된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의 두 번째 차종인 G80도 코스트 블루, 블랙 퍼플, 탠 브라운 등 고급차에 걸맞은 다양한 유채색 컬러를 출시했다. G80의 구 모델로 볼 수 있는 제네시스 DH의 컬러 분포가 지난해 기준 5%에 달했던 것을 감안한 전략이다. 

르노삼성 SM6 크림슨 레드 [사진제공=르노삼성]

무난함의 상징인 중형 세단도 변화의 조짐이 선명하다. 올해 초 출시된 르노삼성의 SM6는 구매 고객의 10%가 유채색을 택했다. 유채색 가운데선 마이센 블루 4%, 미네랄 베이지 4%, 크림슨 레드 2% 순으로 팔렸다. 이는 SM5의 유채색 선택 비율이 6%였던 것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한국지엠의 신형 말리부도 블루 아이즈 등 유채색 컬러 선택이 24.3%였다. 이는 구 모델인 말리부의 무채색 대비 유채색 비율이 2.5%에 그쳤던 것에 비하면 큰 변화다.

이 같은 중형 세단의 소비자 취향이 변화하는 것은 중형 세단의 구매 고객 연령대가 전에 비해 젊어진 영향도 있다. 

쌍용차 티볼리 에어 댄디 블루&화이트 루프 [사진제공=쌍용차]

르노삼성 관계자는 ”SM6를 찾는 젊은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기존 중형차에 주로 적용되던 무채색보단 자신만의 개성을 좀 더 드러낼 수 있는 유채색 차량 출고가 늘어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톡톡 튀는 컬러가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한 몫하는 경우도 있다. 쌍용차의 소형 SUV ‘티볼리’는 경제성 외에도 국산차답지 않은 컬러감과 투톤 컬러(지붕과 보디 색상이 다른)로 눈길을 끌었다.

쌍용차에 따르면, 지난 3월 출시된 SUV ‘티볼리 에어’도 화이트 차체에 블랙 루프가 결합된 투톤 컬러의 구매 비율이 전체의 30%에 달했다. 댄디 블루 차체에 화이트 루프가 결합된 차는 9.4%였다.

쌍용차 관계자는 “과거에는 유채색을 내놔도 무채색 위주로 팔렸지만, 최근에는 분위기가 달라졌다”며 “개성과 감성을 중시하는 젊은층과 여성 운전자들이 늘어나면서, 차 색상이 해당 차종은 물론 브랜드의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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