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소장 최맹식)는 지난 5~6월 몽골과학아카데미 역사학고고학연구소(소장 S.촐로온)와 공동으로 몽골 알타이의 파지릭 고분에 대한 발굴조사를 진행한 결과 이같은 한국-중앙아시아 고총 간 유사성을 확인했다고 7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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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의 고총과 호석 등이 흡사한 몽골-알타이 파지릭 고분 |
이는 우리 민족의 발원지가 만주 한반도가 아니라 중앙아시아 였다는 사학계 비주류의 학설을 뒷받침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현재 사학계 주류는 한반도-만주 중심 역사학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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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지릭 고분의 매장부분 |
조사대상은 기원전 5∼3세기를 중심연대로 하는 파지릭 문화유적 중 돌을 쌓아 봉분을 만드는 적석계 고총들이었다. 파지릭 문화는 유목생활을 기반으로 하는 스키토-시베리아 유형 문화의 하나로 몽골과 러시아의 알타이 산악지역에 분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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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의 토기를 닮은 파지릭 고분 출토 토기 |
문화재연구소는 이번 조사에서 파지릭 고분의 적석부 가장자리를 따라 판석형 호석(護石:무덤의 외부를 보호하기 위해 무덤 아랫부분을 둘러막은 돌)을 두르고 내부를 분할하여 적석하는 축조 과정 전반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2호분의 경우 총 15개 구역으로 평면 분할한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이와 함께 3개 구간으로 구분하여 석재를 쌓아 올린 단면 분할 흔적도 확인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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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의 유물과 비슷한 파지릭 고분 출토물 |
문화재연구소는 이와 같은 고분 축조 방식은 우리나라 고대의 고총고분(高塚古墳)에서 확인되는 분할 성토, 토제(土堤) 등과 유사한 성격과 기능을 갖고 있어 두 지역 간 문화를 비교ㆍ연구할 수 있는 중요한 고고학적 자료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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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마 태왕사신기 촬영지를 닮은 파지릭 고분지역 원경 |
문화재연구소는 지난해 부터 중앙아시아 각 지역과 한반도 내에 존재했던 적석계 무덤에 대한 비교ㆍ분석을 통해 고대 각 지역 간 문화교류의 실체를 밝히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몽골 알타이 산악지역에 분포하고 있는 파지릭 고분과 국내 적석계 무덤의 관련성을 검토하기 위한 것으로써 몽골 바얀울기 아이막에 있는 시빗 하이르한(Shiveet Khairhan) 고분군(해발 2,500m) 1호와 2호 고분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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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의 기원전 고분과 같은 양식을 쓴 파지릭 고분의 평면분할법 |
1호와 2호 고분 모두 원형 평면을 이루고 있으며, 각 무덤의 크기는 지름 9.3m와 14.5m이다. 1호분과 2호분은 5m가량 떨어져 있고 묘광(墓壙:무덤을 만들기 위해 땅을 파 놓은 자리)은 동-서 방향으로 기다란 직사각형 형태를 띠고 있으며, 별도로 정리하지 않은 당시의 지표면을 파서 만들었다.
매장주체부(시신이 놓이는 곳)는 묘광의 남쪽벽에 접해 설치되었는데, 1호분은 목곽 내에 통나무 목관을 사용하였고, 2호분은 목곽만 채택하고 있어 차이점이 있다.
보존 상태가 양호한 1호분에서는 머리를 동쪽으로 두고 반듯하게 누운 인골이 온전한 상태로 확인되었고, 철도자와 토기가 1점씩 출토되었다. 말은 순장되지 않았으며, 토기 주변에서 소량의 양 뼈가 확인되었다. 반면 2호분은 성인 인골과 소아 인골이 뒤섞여 흐트러진 상태로 확인되었다. 말은 최소 3마리 이상 순장되었던 것으로 추정되며, 파지릭 고분의 특징적 유물인 목제 그리핀(Griffon, 몸통은 사자인, 매의 머리와 날개를 가진 상상 속 동물)과 재갈, 철도자, 토기 등이 출토되었다.
적석계 무덤은 알타이 파지릭 고분, 러시아 남부 시베리아 쿠르간, 카자흐스탄 쿠르간 등에서 나타난다. 한민족이 중앙아시아에서 발원해 동서로 갈라 이동했다는 학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앞으로도 몽골 알타이뿐만 아니라 기원전 5세기에서 기원전 3세기경까지 카자흐스탄을 중심으로 한 중앙 아시아 일원에 형성되었던 사카문화기의 고분 등 같은 시기에 존재하였던 적석계 무덤 문화권에 관한 지속적인 공동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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