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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공연한 이야기] 7월7일 태어난 말러…‘거인’을 다시 소환하다
7월 7일, 오스트리아 작곡가 구스타프 말러 탄생일에 ‘거인’이 돌아온다.

말러는 모차르트나 베토벤처럼 누구에게나 친숙하진 않지만, 애호가들에게 열광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작곡가다. 특히 말러 교향곡은 국내 악단에서 매년 선보이는 레퍼토리로 올해도 예외는 아니다. 서울시립교향악단은 지난 1월 최수열 지휘로 말러교향곡 6번 ‘비극적’을,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는 같은 달에 임헌정 지휘로 1번 ‘거인’을 연주했다. 지난 6월 성시연 지휘자가 이끄는 경기필하모닉은 5번을 연주했다. 내한공연에서도 말러 교향곡은 빠질 수 없다. 지난 1월 시카고 심포니를 이끌고 내한한 거장 리카르도 무티 역시 ‘거인’을 연주했다.

올해 1월 9일 크리스토프 에셴바흐의 서울시립교향악단 공연 모습. [사진제공=서울시향]

국내서 ‘말러 붐’이 일어난 시기는 그리 먼 옛날은 아니다. 1999년부터 2003년까지 부천필하모닉 상임지휘자였던 임헌정이 국내 최초로 말러 교향곡 전곡 연주에 도전하면서 말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말러를 사랑하는 이들을 가리켜 ‘말러리안’이라 부르기도 했다. 2010-2011년엔 말러 탄생 150주년과 서거 100주년이 연달아 이어져 말러를 뜨겁게 조명했다. 이때 정명훈 지휘자는 서울시향과 말러 교향곡 전곡 도전에 나섰고 굵직한 음반을 남겼다.

책 ‘구스타프 말러’의 저자이기도 한 음악평론가 김문경은 “이제 말러는 베토벤, 차이콥스키, 브람스처럼 교향악단의 표준 레퍼토리로 정착”했으며 “말러 교향곡은 열광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내는데 효과가 뛰어나 오케스트라와 관객 모두 만족하는 레퍼토리”라고 말했다.

7일 서울시향은 말러 탄생일을 맞아 교향곡 1번 ‘거인’을 연주한다. 본래 8일 하루 공연을 예정했으나, 관객의 성원에 힘입어 전날 공연을 열어 말러의 탄생을 축하한다. 지난 1월 정명훈 대체지휘자로 나서 브루크너 교향곡을 연주해 호평 받았던 독일 거장 크리스토프 에센바흐가 지휘봉을 잡는다. 음악의 흐름을 주도하는 장대한 기상이 일품인 그가 이번엔 어떻게 말러를 해석할지 기대를 모은다.

‘거인’은 말러가 28세 때 완성한 교향곡으로 그만의 색깔이 뚜렷하며 청춘의 고뇌와 감정이 여과 없이 녹아있다. 독특한 연주 형식도 눈에 띈다. 1악장에서 트럼펫 주자 세 명은 무대 뒤에서 연주하고 뒤늦게 들어와 앉는데, 마치 멀리서 들려오는 소리처럼 원근법 효과를 주기 위한 것이다. 이 광경을 처음 보는 관객은 의아해할 수 있지만, 말러의 기발한 발상을 이해한다면 흥미로운 감상이 될 수 있다. 또 4악장에서 8명의 호른 주자들이 일제히 일어나 승리의 주제를 연주하는 장면이 압권이다.

말러 교향곡은 하반기에도 계속 관객을 찾아온다. 22일 KBS교향악단은 상임지휘자 요엘 레비 지휘로 4번을 연주하고, 8월 25일에는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와 임헌정 지휘자가 850명이 출연하는 8번 천인교향곡을 롯데콘서트홀 개관 기념으로 연주한다. 말러리안을 행복하게 해줄 악단들의 도전은 앞으로도 끊이지 않을 것이다.

[송현지 뉴스컬처 기자.song@newsculture.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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