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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치매 앓는 아버지, 우울증 걸린 어머니…‘상실’을 말하다
-연극 ‘아버지’, ‘어머니’ 국내 초연 7월 13일~8월 14일 명동예술극장
-프랑스 30대 천재작가 플로리앙 젤레르 최신작…“심리묘사 탁월”



[헤럴드경제=김아미 기자] 치매 앓는 아버지와 ‘빈둥지 증후군’으로 우울증을 앓는 어머니. 이들의 고통과 외로움, 존재적 위기가 젊은 세대를 울릴까.

국립극단(예술감독 김윤철)이 프랑스의 젊은 천재작가 플로리앙 젤레르(Florian Zellerㆍ37)의 최신작 두 편을 국내 초연한다. ‘아버지’와 ‘어머니’(7월 13일~8월 14일 명동예술극장)다. ‘아버지’는 2012년, ‘어머니’는 이보다 앞서 2010년 발표돼 각각 같은 해 초연됐다. 프랑스를 비롯해 영국, 독일, 미국 주요 연극무대에서 각 나라를 대표하는 국민배우들이 출연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연극 ‘아버지’의 박근형(왼쪽)과 ‘어머니’의 윤소정. [사진제공=국립극단]

두 작품 모두 치매, 빈둥지증후군 같은 현대인의 심리적, 정신적 고통을 다뤄 “심리묘사가 탁월하다”는 평을 받았다. 이런 소재를 다루는 기존 작품들이 대개 타인을 화자로 삼았다면, 두 작품은 치매와 빈둥지증후군을 겪는 당사자가 이야기를 풀어간다는 점에서 색다르다. ‘아버지’는 배우 박근형이 ‘어머니’는 윤소정이 맡는다.

1958년 연극을 시작한 박근형은 1964년 국립극단 단원으로 입단해 1967년까지 극단 간판 배우로 활약했다. 1967년 ‘이끼 낀 고향에 돌아오다’를 끝으로 극단을 떠나 TV 드라마, 영화 등에서 활동해 왔던 그는 지난 2012년 ‘3월의 눈’으로 다시 국립극단을 찾았다. 명동예술극장 무대에 서는 건 이번이 약 40년만이다. 그는 2015년 영화 ‘장수상회’에 이어 또 다시 치매 노인을 연기하게 됐다. 

연극 ‘아버지’ [사진제공=국립극단]

27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박근형은 “명동 무대에 다시 서게 돼 기쁘고 두근거린다”며 “연극이 나의 인생에 꽃을 피워줬듯이, 마지막 가는 길도 연극으로 꽃을 피우기를 바라는 마음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아버지’에 대해 “연기 폭을 넓히는 데 굉장히 좋은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아버지’의 연출가 박정희 씨는 “대본이 이루 말할 나위없이 훌륭해 연출의 잔재주가 소용이 없다”며 원작을 극찬했다. 박 연출은 “마치 천재작가 자신이 치매에 걸려 기억을 잃어가면서 글을 쓴 듯한 1인칭 화법이 독특한 극작”이라며 “인간 정체성 상실이라는 알츠하이머를 소재로 한 가슴 묵직하고 서늘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연극 ‘어머니’ [사진제공=국립극단]

윤소정은 ‘어머니’에서 중년 주부의 상실감을 연기한다. 애지중지 키웠던 아들의 독립, 그런 아들의 여자친구에 대한 질투심, 남편의 외도에 대한 병적인 집착으로 결국에는 파멸에 이르는 어머니의 심리를 디테일하게 그려낼 예정이다. 그동안 연극무대에서 13번이나 부부 역할을 했던 배우 이호재와 호흡을 맞춘다.

두 작품 모두 러닝타임은 1시간~1시간 반 남짓이다. 김윤철 예술감독은 “짧은 러닝타임이 굉장한 매력”이라며 “대여섯 시간짜리 긴 공연 못지 않은 임팩트를 연극이 끝난 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am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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