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브렉시트 후폭풍]자동차 英수출 EU국중 최고 직격탄…조선 유럽거점 상실 엎친데 덮친격
전자=전자 업계는 앞선 제품 경쟁력, 그리고 관세 장벽이 낮은 전자 제품 특성으로 브렉시트에 따른 직접적인 영향은 적지만, 금융 시장 불안과 이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을 우려하고 있다. 전자업계에선 은 브렉시트가 몰고 온 글로벌 경기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단기적인 영향은 적지만, 유럽 및 글로벌 경기 위축 우려에 대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상당수 전자 제품이나 부품은 FTA나 WTO 등으로 이미 관세 영향이 없다”며 “다만 유럽과 영국, 그리고 전 세계 시장으로 이어질 수 있는 소비심리 위축이 문제”라고 전했다. 최근 가격 반등에 성공한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그리고 전통적으로 강세인 TV와 스마트폰의 영향으로 모처럼 햇살이 가득한 업황 자체가 다시 먹구름을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될 수 있다. 실제 지난 1분기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유럽 매출 비중은 13.2%와 11.6%로 중장기적으로 유럽 시장이 위축될 경우 일정부분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브렉시트에 따른 환율의 급변동도 유의 대상이다. 수출 경합 관계인 일본의 엔화가 급상승하면서,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지만, 유로와 파운드 등 주요 기축 통화와 원화의 급변동은 수출 전략 수립에 걸림돌이다. 또 다른 업계 한 관계자는 “당장 3분기부터 환율 변동 효과가 직접적으로 실적에 반영될 수 있다”며 “엔화 강세 하나만 보고 긍정적으로 판단하기에는 금융 시장 불안 자체가 더 위협적”이라고 설명했다.

자동차=자동차 기업들이 유럽에 수출하는 나라 중 물량이 가장 많은 곳이 영국이다. ‘브렉시트’ 결정 후 영국 경기 상황에 따라 유럽 자동차 수출전선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특히 파운드 약세가 지속될 경우 국내 자동차 기업들의 수익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1~5월 유럽 각국별 자동차 수출물량 집계 결과 승용ㆍ상용 포함 영국에 4만1379대가 수출됐다. 2위 독일(3만2588대)과는 8791대 차이 날 정도로 영국으로 수출되는 물량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국내 기업들이 영국에 자동차를 수출하고 받는 결제대금 단위는 영국 현지 통화인 파운드다. 브렉시트 이후 파운드 가치가 계속 떨어지면서 약세가 지속된다면 원화로 환전 시 이전 수준의 물량을 수출하고도 이익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파운드 가치가 계속 떨어지면 원화로 바꾸더라도 결국 전보다 마이너스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최대 자동차 기업이기도 하면서 현지 통화 약세로 영업이익 감소를 겪었던 현대ㆍ기아차가 제일 파운드 환율변동을 초조하게 지켜볼 수밖에 없다. 현대차는 지난해 매출액이 91조9586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6조3500억원으로 2010년 이후 최저였다. 영업이익률도 3년 연속 내리막이었다.

영국 수출물량은 러시아의 3배가 넘는다. 파운드 약세가 지속되면 현대ㆍ기아차 영업이익에는 러시아 루블화 약세보다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조선=국내 조선 빅3는 모두 영국 런던을 유럽지역 관할 거점으로 삼고 있어, 브렉시트에 따른 유럽 지역의 경기 침체는 유럽계 선사들의 발주를 더 위축 시킬 공산이 크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영국에 법인등을 둔 국내 기업 수는 모두 92개로, 이 가운데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STX팬오션 등은 모두 런던에 지사를 두고 있다. 영국은 역사가 깊은 해운 강국이고 해운 관련 자료와 정책 조사를 위한 거점으로 반드시 필요한 곳이라고 국내 조선사들이 판단했기 때문이다.

일례로 삼성중공업은 런던 지점 외에 노르웨이 오슬로와 그리스 아테네에 각각 법인 및 지점을 갖추고 있다. 서유럽 지역은 대부분 런던 지점이 담당한다. 현대중공업도 런던에 지점을, 대우조선해양도 웨스트필드 런던 쇼핑센터에 지점을 각각 두고 있다.

조선업계가 브렉시트에 대한 우려가 가장 큰 부분은 유럽의 금융 기능 위축이다. 발주사들은 대부분 독일과 노르웨이 그리스 등에 많은데, 이들 발주사들에 금융 지원은 유럽계 금융기관들이 하게 된다. 금융 시장이 위축되면 가뜩이나 깊은 수주 절벽에 빠진 조선산업의 업황 악화가 장기화 될 수 있다. 그렇다고 당장 이란 등 여타 지역에서 발주를 해오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해운=구조조정 작업중인 해운업계도 브렉시트와 파나마운하 확장 개통이라는 대형 변수가 겹치면서 그 여파에 주목하고 있다. 해운업계에선 브렉시트로 인한 직접적인 영향은 미미한 수준으로 보고있다. 양대 선사들이 영국에 대한 의존도가 낮고 해운 산업에서 영국의 영향력이 크지 않아 사업 운영이나 수익면에서는 여파가 적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유럽 보단 미주 노선에 주력하고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해운 산업 전체로 볼때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영국의 위상이 크지 않고 한국의 대영(對英) 수출비중도 2015년 기준 1.4%에 그쳐 국내 실물경제의 직접적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브렉시트로 세계 교역량이 줄어들면 선박 운임료가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특히 연체 용선료 등 1조원의 운영자금이 필요한 한진해운은 추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최정호ㆍ홍석희ㆍ조민선ㆍ정태일 기자/choijh@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