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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할아버지가 지켜낸 한국, 내게도 의미있고 중요해요”
외대 재학 6·25 참전용사 후손
타다시·시슬리씨 소감 밝혀
“정체성 찾고 발전된 모습에 감명”



“외할아버지가 싸우셨던 나라가 어딘지 너무 궁금했어요. 막상 와보니 눈부시게 발전한 한국의 모습에 깜짝 놀랐죠.”

말렛 하일루 타다시(24·여·에티오피아·사진)씨와 하티세 부르주 시슬리(25·여·터키)씨는 외국인 한국전쟁 참전용사 후손 전형으로 한국외대에 입학해 공부하고 있다. 이들은 한국전쟁 발발 66주년을 앞둔 24일 한국에 대한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한국전쟁 참전용사 후손 전형은 6.25 때 연합군으로 참전한 21개국 용사들의 후손이 장학금을 받으며 학사·석사·박사 과정을 밟는 코스이다. 2011년 만들어져 지금까지 80명가량이 수혜자가 됐다.

타다시씨는 외할아버지가 한국전쟁에 참전했다. 자신이 태어나기 전 외할아버지가 작고해 한 번도 본 적은 없지만, 외할머니와 어머니로부터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고 그는 말했다.

타다시씨는 “외할아버지가 매우 훌륭하고 용감한 군인이셨다고 들었다”며 “서로 도울 수 있는 국가끼리 보호해줘야 우리 국민도 편히 살 수 있다는 신념을 갖고 싸우셨다고 엄마가 말했다”고 했다.

그런 외할아버지가 참전했던 한국은 타다시씨에게도 중요한 나라다.

타다시씨는 “한국에 있으면서 외할아버지와 연결되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며 “내가 정체성을 찾고 성숙한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많은 것을 알려준 중요한 나라”라고 말했다.

그는 “연합군 도움을 받아야 했던 가난한 나라가 이처럼 눈부시게 성장한 것을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면서 “우리 할아버지가 구한 나라가 이처럼 노력해 발전했다니 참전용사 후손으로서 감사하다는 생각마저 든다”며 미소 지었다.

타다시씨는 지난해 참전용사 후손들을 위해 마련된 ‘피스 캠프’에도 참가했다.

여러 나라에서 온 다른 참전용사 후손들과 함께 외할아버지가 있었던 곳을 둘러보며 고인을 추억했다.

그는 “캠프 때 만난 다른 참전용사 후손들과는 지금도 종종 연락하며 지낸다”며“우리 할아버지들이 직접 지켜낸 만큼 한국은 우리에게도 의미있는 나라”라고 강조했다.

생명공학도인 시슬리씨도 지금은 세상에 없는 외할아버지가 지켜낸 한국이 어떤나라인지 직접 보고 싶은 마음에 1년 전 한국을 찾았다.

외할아버지 때문에 오게 됐지만, 좋은 친구들을 많이 사귀고 문화에도 익숙해져이제는 한국이 마치 제2의 고향처럼 느껴진다고 한다.

시슬리씨는 “외할아버지가 너무 멀리 사셔서 대화를 많이 못 나눈 것이 아쉽다”며 “외할아버지가 오셨을 때 폐허였던 한국이 지금과 같이 발전한 모습을 보셨더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아쉬워했다.

김수한 기자/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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