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형석ㆍ유은수 기자]21일 국토교통부가 동남권 신공항을 전면 백지화하기로 했다. 대신 기존 김해공항을 확장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동남권 신공항 부지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여온 부산과 경남 밀양 모두 유치에 실패했다. 그동안 가덕도를 지지해온 부산ㆍ경남(PK) 지역과 밀양을 지지해온 대구ㆍ경북(TK) 지역의 민심의 향방이 주목된다. 정부와 여당은 ‘텃밭’에서 지역 갈등 양상으로 진행돼온 동남권신공항 유치전의 최악 결과를 모면한 셈이지만, PK와 TK의 민심이 모두 여권으로부터 이탈할지, 아니면 두 곳의 민심이 돌아설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단 정치권은 당혹스러워 하는 가운데, PK와 TK 모두에서 비난 여론이 잇따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유치전 막판 밀양 쪽이 유리하다는 관측이 유력하게 나돌면서 기대를 가졌던 TK지역에서의 실망감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두 지역 모두에서 여파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가덕도가 포함된 부산 북강서을을 지역구로 둔 김도읍 새누리당 의원은 동남권 신공항 부지 선정 전면 백지화 소식이 전해진 21일 오후 기자들과 만나 “김해공항이 지금도 소음피해가 엄청나다, 확장을 하면 주민들이 당하는 소음피해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서 엄청난 비용이 투입된다, 또 소음피해가 있는 한은 24시간 운항을 못한다, 그럼 국제공항 운영이 말이 안된다”며 부정적인 뜻을 표했다. 김 의원은 부산 시민의 실망이 크겠냐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했다.

그동안 동남권 신공항 부지 유치는 PK와 TK의 대결 양상으로 진행됐다. 특히 여권 인사들은 두 지역에서 정치적 사활을 건 경쟁을 벌여왔다. ‘친박’으로 꼽혔던 서병수 부산시장이 신공항 유치에 실패하면 사퇴할 뜻을 밝힌 것이 대표적이다. 서병수 부산시장은 지난 20일 정부 발표를 앞두고 국회를 찾아 기자회견을 자청, “무책임한 정치공세로 비행기가 산(밀양)으로 가는 일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세연, 김도읍 의원 등 부산 지역구 의원들도 정부에 대한 압박을 강화해왔다. 지난 8일엔 새누리당 부산시당이 서병수 부산시장을 비롯한 부산시 관계자들과 부산 지역구 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여의도에서 지역 현안에 대한 당정협의를 개최해 가덕도 유치 당위성을 주장하기도 했다.

TK 지역 의원들은 애초 밀양이 다소 유리하다는 관측에 따라 상대적으로 강대강 대응은 자제하는 분위기였지만, 부산 지역 당정의 공세에는 경계심을 드러내왔다. 그런만큼 이번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를 두고 상실감이 더 클 수도 있다.

정치권에서는 정부의 이번 결정이 지난 4ㆍ13 총선에서 나타났던 PK와 TK 지역에서의 고정 지지층 이탈 현상이 가속화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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