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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힘 빠진 부산, 힘 받는 대구…국회 권력 변화 ‘신공항 입지’ 영향 미칠까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늦어도 오는 23일 이전에는 동남권 신공항(이하 신공항) 입지 선정 결과가 발표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부산(PK)과 대구(TK) 지역 의원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4ㆍ13 총선 이후 당내에서 입지가 좁아진 PK 지역 의원들은 ‘상생안’을 발표하는 등 일보 후퇴했고, 친박(親박근혜)계 일색인 TK 지역 의원들은 다소 느긋한 모양새다. “신공항 입지 선정 결과에 따라 총선 당시 축소된 지역 기반이 완전히 소멸할 수 있다”는 것이 PK 지역 의원들의 위기의식이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4ㆍ13 총선 당시 요동친 국회의 권력 지형도가 정치권의 신공항 입지 선정 대응 방식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은 PK 지역 의원들이다.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부산 영도구)를 필두로 한 PK 지역 의원들은 4ㆍ13 총선 이후 당내 입지가 상당히 좁아졌다. 우선 김 전 대표가 총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지도부에서 사퇴했고, 친박계 핵심 인물로 분류됐던 유기준 의원(부산 서구동구)이 원내대표 경선에서 패배했다. 19대 국회 당시 정책위의장이라는 중책을 맡았던 김정훈 의원(부산 남구갑) 역시 국회부의장 경선에서 고배를 마셨다. ‘PK 연패 행진’이다.


가덕도 신공항 개발 조감도. [자료=부산광역시]

4ㆍ13 총선 성적표만 봐도 PK 지역에 출마한 새누리당 후보 18명 중 6명이 줄줄이 낙마, “전 지역구를 무난히 석권할 것”이라던 당초의 예상을 저버렸다. ‘낙동강 벨트’의 붕괴다. 장제원 의원(부산 사상구)이 지난 20일 복당을 신청, PK 세력에 힘을 더했지만 그 역시 당내 비주류인 비박(非박근혜)계인 것을 감안하면 아직도 권력의 무게추는 TK로 기울어져 있다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실제 TK 지역에는 최경환ㆍ조원진ㆍ정종섭ㆍ추경호 의원 등 ‘진박(眞박근혜)’이 가득하다.

최근 단행된 청와대 참모진 개편에서 PK 출신 현기환 정무수석이 TK 출신 김재원 정무수석으로 교체된 것도 PK 민심을 불안케 하는 요인이다. 당시 이뤄진 3개 부처의 차관급 인사에서도 PK 출신 인사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당정을 통틀어 요직에 오른 PK 지역 인사는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부산 북구강서구을) 단 한 명뿐이다. 이에 따라 김 원내수석은 “신공항 입지 조사 평가항목에서 20개가 넘는 밀양의 산봉우리가 빠졌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외로운 싸움에 나섰다.

이처럼 정치권의 분위기가 TK 지역으로 기울자 서병수 부산시장은 지난 2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상생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정부 추산 건설비용 12조원 가운데 6조원을 가덕신공항에 투입하고, 나머지를 대구 군 공항 이전과 대경권 공항 건설에 투입하자는 것”이 골자다. “납득할 수 없는 결과가 나오면 시민들의 힘을 모아 독자적으로 민간공항을 추진할 것”이라던 강경 입장에서 한 걸음 물러난 것이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국회의 권력 지형도가 TK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신공항이 밀양에 들어서게 될 것’이라는 근거 없는 기대감이 퍼지고 있다”며 “PK 지역 의원들의 막판 공세가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했다.


yesye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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