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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밭의 사과’를 아시나요? 포슬포슬한 ‘하지 감자’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안데스 산맥의 못생기고 작은 작물 하나가 세월을 거듭해 온 인류를 구원한 구황작물이 됐다. 찌거나 굽거나 튀기거나, 어떤 식으로 조리를 해도 누구에게나 환영받는 ‘밭의 사과’. 이맘때 생각나는 햇감자는 ‘하지 감자’라는 이름으로 주로 불린다.

감자는 이른 봄에 파종해 24절기 중 하지 무렵에 수확을 하기 때문에 보통 ‘하지 감자’라고 부른다. 감자는 비가 오기 전에 수확을 해야 오래 보관할 수 있기 때문에 장마가 오기 전인 하지(음력 5월)께 수확을 한다.

리얼푸드에 따르면 감자는 남미 페루의 안데스 산맥 고산지대가 원산지다. 원래는 아주 알이 작았던 야생종 감자를 유럽에서 수년간 연구 끝에 알이 굵고 수확량이 많은 작물로 거듭나게 했다. 덕분에 유럽의 굶주림을 해결한 일등공신이 됐다. 17세기 말에는 감자 풍년이 계속되면서 유럽의 인구가 안정적으로 증가하는 배경이 되기도 했다고 전해진다. 반대로 19세기에 감자 대흉작이 들었을 때에는 200만명 이상이 굶어 죽었다고 한다.


감자는 지금도 세계에서 4번째로 수확량이 많은 작물로, 북한 등 식량 수급이 어려운 곳에서 구황작물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감자는 ‘밭의 사과’라고도 불린다. 비타민C가 다른 채소에 비해 월등히 많기 때문이다. 감자의 비타민C는 열에 의해 파괴되는 것도 적고, 기름에 볶아 먹으면 각종 영양분 흡수가 더 잘된다. 단, 기름에 바싹 튀기게 되면 영양소 손실이 생긴다.

비타민B와 칼륨도 많아 고혈압 환자들에게 추천되는 식품이 감자다. 감자에 풍부한 칼륨은 몸 속 나트륨을 배출시키기 때문이다. 더불어 몸 속 불필요한 수분도 빼주기 때문에 부종 등으로 고민인 이들에게도 좋은 식재료다. 공복에 감자를 갈아 낸 즙을 마시면 고혈압을 다스리거나 위장, 신장 기능을 강화시키는데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있다.

감자는 여름철 땡볕으로 인한 피부 손상을 회복시켜주는 역할도 한다. 뜨거운 햇빛에 피부가 붉게 그을리거나 화끈거리는 등의 증상이 생겼다면 감자를 얇게 썰거나 곱게 갈아 손상된 피부에 붙여주면 열감이 가라앉는다.

감자라면 빠지지 않는 얘기가 바로 ‘독(毒)’이다. 감자가 푸릇푸릇하게 되거나 싹이 난 곳에는 독소인 ‘솔라닌’이 생긴다. 솔라닌은 복통이나 위장장애, 현기증 등 각종 식중독 증상의 원인이 된다. 솔라닌 걱정 없이 감자를 먹으려면 평소 감자를 햇볕이 들지 않고 습도가 낮고,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보관하는게 좋다. 또 껍질을 깎을 때 푸르게 변색된 부분이 있다면 다 깎아내는게 좋고, 감자 싹도 도려내야 한다.

그보다 좋은 것은 싹이 나지 않은 신선한 햇감자를 먹는 것이다. 감자는 수확 후 3개월 정도는 휴면기간이어서 싹이 나지 않는다. 싹이 난 감자는 그만큼 수확 후 오래됐다는 뜻. 오래된 감자는 보관 과정에서 영양소 손실도 있을테니 싹이 나지 않은 햇감자를 많이 이용하는게 더 좋겠다. 이맘때 딱 생각나는 포슬포슬한 ‘하지 감자’ 말이다.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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