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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G이노텍, 호봉제 폐지ㆍ성과역량 기반 新인사제 전면 도입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LG이노텍이 호봉제를 전면 폐지하고 성과역량 기반 인사제도를 전면 도입한다. 사무직 및 기술직에만 적용했던 성과역량 기반 인사제도를 노동조합과 협의 아래 생산직 현장사원들에게까지 전면 적용하는 것이다.

LG이노텍은 16일 모든 현장직의 임금, 평가, 진급, 교육 체계를 성과와 역량 중심으로 새롭게 바꾸는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사무 기술직 4012명에게만 적용됐던 성과역량 기반 신 인사제도를 2년여간 노동조합과 면밀한 검토 끝에 4000여명의 생산직 포함 8344명 전 직원에게 전면 적용하는 것이다.

이번 인사제도 개편은 기존의 연공적인 호봉제 체제로는 변화된 제조 환경과 글로벌 경쟁에서 생존할 수 없다는 것에 회사와 노조가 인식을 같이한 결과다. 최근 생산 현장은 공정이 전문화되고 제품 라이프 사이클이 단축 되고 있어 근속연수보다는 빠른 업무 적응력과 전문 직무 역량이 더 중요시되고 있다.



이에 양측은 근속연수가 아닌 성과에 따라 보상이 이뤄질 때 지속적인 역량 향상과 동기부여가 가능하며, 이를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생산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데 공감했다. 기존 호봉제에서는 저성과자와 고성과자 간의 임금이나 인센티브에 대한 차별적 보상이 사실상 불가능했다.

앞으로 LG이노텍에서 일하는 모든 직원들은 연공서열이나 근속연수 대신 성과와 역량에 따른 임금인상률이 차등 적용된다. 또 우수 성과자에게는 기본 임금 외에 ‘성과 인센티브’가 추가로 지급된다. 혁신활동 우수자 및 생산성 향상에 기여한 직원에게는 ‘수시 인센티브’로 보상한다. 팀워크가 중요한 현장 업무 특성을 고려해 상위 10% 우수 조직에게는 ‘우수 라인 인센티브’도 별도로 마련했다.



성과 우수자는 기본 인상률보다 더 높은 임금인상률을 적용 받고 추가적으로 각 기준에 부합할 경우 ‘성과 인센티브’, ‘수시 인센티브’, ‘우수 라인 인센티브’ 등을 챙기면서, 연봉의 최고 30%까지 더 많은 임금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급여 뿐 아니다. 승진에서도 확실한 보상책을 마련했다. LG이노텍은 현장직 사원이 업무능력에 따라 조기 진급할 수 있는 ‘발탁 진급제’도 신설했다. 성과와 역량이 탁월한 직원은 빨리 성장시켜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LG이노텍은 성과와 역량의 공정한 측정을 위해 인사평가도 개선했다. 생산 현장 팀장과 임원이 참여하는 ‘공정평가위원회’가 핵심이다. 직원의 생산성, 품질, 아이디어 제안 실적 등을 분석해 조직 목표 달성 기여도를 평가한다. 평가결과에 동의하지 않는 경우에 대해서는 이의신청제도를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회사 관계자는 “성과·역량 기반 인사제도는 공정한 평가가 선행될 때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현장 직원들이 창출하는 성과가 제대로 평가 받을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 한 것”이라고 말했다.

직무 전문성을 높일 수 있는 현장직 교육체계도 강화한다. 모든 직원들은 기술과 품질, 공정교육과 어학 및 경력설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연간 최소 48시간의 교육을 받아야 한다.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과거 고도 성장기에 자리잡은 호봉제는 임금 변동성이 약해 급변하는 시장 환경과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 대응하기 어렵다”며 “성과와 역량 중심 인사제도 도입은 직원의 업무역량 강화 및 생산성 향상의 중요한 모멘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인사 제도 변화는 글로벌 기업들도 앞다퉈 도입하고 있다. 일본 도요타자동차는 지난 2000년 기본급에 성과급을 반영한 데 이어 2004년 호봉제를 완전 폐지했다. 올해부터는 근로자들의 성과를 매달 평가해 월급에 반영하는 성과월급제를 시행하고 있다. 피아트크라이슬러(FCA)는 2011년 기본급 자동인상을 폐지한 바 있다.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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