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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임단협 위임하는 곳도 있는데 파업하겠다는 대우조선
같은날 달라도 너무 다른 결정을 내린 노조 두 곳이 있다. 한곳은 정상화 계획에 반대하는 파업을 결정했다. 지난해 1인당 평균 연봉이 7500만원을 받으면서 5조5051억원의 영업적자를 내고 부채비율이 7300%를 넘으며 공적자금만 7조원 넘게 투입된 대우조선이다. 대우조선 노조는 85%의 찬성으로 파업을 결정했다. 노조원의 고통 분담만 요구하는 자구안 추진에 반대한다는게 이유다. 특수선 사업부 분할매각 철회와 인위적인 인력 감축 반대 등 노조의 요구조건을 수용하지 않으면 파업에 들어가겠다는 것이다, 노조는 16일 이같은 요구를 담은 항의서한을 갖고 대주주인 산업은행을 방문하기로 했다.

하지만 특수선 사업부 정리와 같은 사업조정은 경영의 일부여서 노조가 관여할 일이 아니다. 인력감축도 마구잡이로 정리해고 한다는게 아니다. 회사측은 2020년까지 생산직 1200여명을 감축할 계획이다. 매년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400∼500명의 정년퇴직자 대신 인력 충원을 50명선으로 제한하면 3년여에 걸쳐 1200명 정도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필수적으로 나타나는 인력 부족분은 협력업체에 맡긴다는 것이다.

같은 날 한진중공업 노조는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을 회사에 위임했다. 경기악화와 조선업 불황으로 인한 경영위기를 노사가 합심해 극복하자는 의지가 전제됐음은 물론이다. 한진중공업 노조가 어떤 곳인가. 지난 2011년 일부 근로자 정기해고에 맞서 파업과 타워크레인 농성을 벌이고 회사는 직장폐쇄로 맞서며 결딴나기 일보직전까지 갔던 곳 아닌가. 그런 곳에서 1937년 창사이래 80년 만에 처음으로 별도의 협상 없이 임단협을 타결하게 된 것이다.

한진중공업 노조의 변신은 강성의 기존 지도부 대신 2012년 새 노조가 설립되면서 시작됐다. 금속노조연맹에서 탈퇴한 한진중공업 노조는 이제 노조연대 공동파업에도 참가하지 않는다. 회사 살리기만이 공동의 목표다. 노사의 이같은 분위기를 채권단도 모를리 없다. 채권단은 지난달 공동관리를 위한 자율협약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제 정상화의 길로 들어서는 모습이다.

조선업계의 불황과 위기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구조조정은 눈 앞의 불이다. 피할 수 없는 일이다. 겪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노사가 합심해야 후유증을 줄일 수 있다. 오히려 노조가 앞장서서 적극적으로 위기극복의 선봉장 역할을 해야 한다. 극심한 분규를 겪고 나서야 한진중공업 노조는 깨달았던 것이다. 대우조선 노조는 그걸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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