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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Insight-최정석 KOTRA 리우데자네이루 무역관장] 예수상과 자유의 여신상
지난해 KOTRA 리우데자네이루무역관에서는 한국과 브라질 스타트업간 교류를 활성화해보자는 취지에서 작은 ‘창업경진대회’를 개최했다. 이중 한 브라질 스타트업의 이름이 ‘21212’라는 숫자만으로 이루어져 눈길을 끌었는데, 이유를 물어보니 리우의 지역 전화번호 ‘21’과 뉴욕의 지역 전화번호 ‘212’를 결합한 이름이라고 했다. 며칠 뒤 후속미팅을 위해 사무실을 방문하니 벽에 리우와 뉴욕을 상징하는 ‘예수상’과 ‘자유의 여신상’ 사진이 벽에 걸려있었다. 뉴욕의 스타트업 생태계만큼이나 리우 역시 역동적인 남미의 스타트업 중심도시로 변모시키고 싶다는 포부가 담긴 듯 했다.

‘예수상’과 ‘자유의 여신상’은 남미대륙과 북미대륙의 대표적인 독립기념물이다. 브라질의 예수상은 브라질 독립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리우시 코르코바도산(해발 700m)의 정상에 세워졌고, 미국의 자유의 여신상은 미국 독립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프랑스에 의해 증정되었다. 비슷한 목적으로 세워진 기념물이지만 몇몇 학자들은 국민들이 기념물을 인식하는 차이가 오늘날의 경제적 차이를 가지고 왔다고 얘기하기도 한다.

미국과 브라질 모두 독립 초기에 다양한 이민자 지원 정책을 만들며, 공격적으로 이민자 유입을 장려했다. 유사한 목적의 이민자 지원 정책을 펼쳤지만 그 결과는 달랐다. 미국은 유럽이민자들을 빠르게 자국으로 편입시켜 모든 이민자들에게 ‘아메리칸 드림’이라는 희망을 심어줬다. 자유의 여신상은 ‘이민자들의 이민 환영의 의미’, ‘자유의 요람’으로서 미국의 이미지를 고양시키며 이민자들의 정신적인 버팀목 역할을 했다. 그 과정에서 그들은 미국의 주인으로 거듭나 국가를 위해 헌신하며 대대손손 나라를 발전시켜갔다.

반면 브라질은 1500년대부터 320년간 포르투갈의 식민 지배를 받으며 포르투갈 왕정의 천도와 함께 지배계급과 피지배계급으로 나뉘며 독립을 하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도 많은 이민자들이 유입되었는데, 지배계급 피지배계급 고착화에 따라 이민자들은 주인의식의 결여로 경제 성장과 시민의식 성장에 발목을 잡았다는 설명이다. 이 과정에서 예수상은 65%의 카톨릭 신자의 영적인 위안만 줬다.

브라질은 천연자원의 부국이다. 농업의 경우, 인구 약 2억명에 소를 2억마리가 넘는 1인당 소 1마리를 가진 농업강국이다. 커피산업도 현재 세계 커피생산량의 약 3분의 1을 차지할 만큼 커피산업의 주요국가 중 하나다. 이러한 농업 산업은 물론이고 금, 은, 철광석, 크롬과 같은 광물과 석유와 천연가스도 풍부해, 향후 발전가능성이 더 많은 나라다. 마지막으로 세계 최대의 밀림인 아마존의 60%를 차지하고 있어, 연간 60여만 톤의 목재를 생산하는 임업대국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라질은 지금 1930년대 대공황이래 최악의 경제위기를 겪고 있어, 경제구조와 체질을 대수술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자유의 여신상’으로 대표되는 미국의 시민의식이 미국 발전의 원동력이었다는 주장이 맞는다면, 브라질의 ‘21212’와 같은 조그만 청년 스타트업들이 브라질의 미래를 열어나가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기대해보는 것은 지나친 비약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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