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바움 신림’이 들어서기 전엔 작은 단독주택 3채가 모여있었다. 주변 건물들의 규모도 비슷하다. [사진=수목건축] |
다락방은 낭만의 공간이다. 누군가는 여기에 누워 책을 읽는 상상을 하고, 비 오는 날 빗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장면을 꿈꾸는 이도 있다. 하지만 아파트에선 다락방을 기대하긴 어렵다. 그래서 한국의 주택 수요자들에겐 다락방이 ‘낭만’으로만 그친다. 하지만 탱고하우스를 통해서라면 이런 낭만이 현실이 될 수 있다.
이진명(가명) 씨는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 작은 단독주택 3채를 가지고 있었다. 집 앞에는 20m 넓이의 도로(신림로)가 있고 그 옆을 도림천이 흐르는 입지다. 이 씨는 오밀조밀 붙어있는 집들을 활용해 하나의 번듯한 집을 짓고 싶었다.
기존 건물을 헐고 5층짜리 새 건물이 들어섰다. 부지의 특성상 사선제한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각 층의 높이를 통상적인 수준보다 더 높여 설계할 수 있었다. [사진=수목건축] |
부지를 정리하고 나니 대지면적은 약 395㎡(120평)이었고, 건축면적은 236㎡(71.4평) 가량 확보할 수 있었다. 7개월간의 공사를 거쳐 이 자리에는 지상 5층짜리 도시형생활주택이 들어섰다. 임대주택 15가구와, 상가로 쓸 수 있는 근린생활시설 3실이 마련됐다.
‘마이바움 신림’으로 이름 붙인 이 주택을 건축할 당시, 주변에 있는 도시형생활주택의 40% 가량은 공실로 파악됐다. 대부분은 1~2인 가구를 겨냥한 원룸이었다. ‘신림동=대학가’라는 인식에 따라 무작정 공급이 이뤄진 결과였다. 하지만 서울 전역의 전셋값이 급등하자 3명 이상이 살 수 있는 주택 수요가 신림동에서도 커지고 있었다. 여기에 맞는 상품구성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세대 내부 사진. 층고가 3.9m여서 실제 면적보다 더 넓다는 인상을 준다. 다락방은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사진=수목건축] |
설계 당시, 15가구 전부를 ‘중층 구조’로 설계했다. 이 때문에 각 가구마다 작게는 7㎡에서 크게는 33㎡짜리 추가 공간이 생겼다. 이 다락은 각 가구의 내부를 기능적으로 나누고, 거주자의 필요와 특성에 따라 각 공간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다락방은 침실로 사용되거나 집중력이 필요한 서재, 혹은 단순히 창고로 쓰일 수 있다. 결과적으로 싱글은 물론 신혼부부, 2~3인 가구 등 다양한 수요자가 모두 거주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주거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이처럼 중층 구조로 설계할 수 있었던 건, 이 부지가 20m 이상의 도로를 끼고 있어 일조권 사선제한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덕분에 각 층의 높이를 비교적 자유롭게 설계할 수 있었다. 통상적으로 주거용 건물의 층고는 2.7m가 기본인데 ‘마이바움 신림’은 3.9m까지 높여서 다락을 만들 수 있는 여유공간을 창출했다.
서용식 수목건축 대표 얼굴 |
그렇다면 다락방(중층) 설치 기준은 어떻게 될까.
중층을 계획할 때, 다락의 바닥면적을 세대 전용면적의 3분의 1 이하로 계획하고 층고는 법정 다락 높이인 1.5m(경사지붕의 경우 1.8m) 이하로 해야 한다. 이때 중층 아랫부분 높이는 2.2m 이상 확보해야 한다. 또 주요 구조와 별도의 구조로 설치하며 법정 피난거리도 따져야 한다. 이 설계 기준만 준수하면 다락이라는 공간을 구현할 수 있다. 다만 단층을 지을 때와 비교하면 건축비가 10% 가량 더 든다. ‘마이바움 신림’의 건축비는 3.3㎡당 440만원이었다.
- 서용식 수목건축 대표
탱고하우스(Tango House)=소비자들의 다양한 요구와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기획된 주택. 주방과 휴식공간을 공유하는 쉐어하우스,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끼리 모인 동호인 주택, 좁은 자투리 땅을 활용한 땅콩주택ㆍ협소주택 등 수요자의 특성에 맞춰 만들어지는 가변적이고 유연한 주택상품을 모두 아우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