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대 중반까지는 30대
지난해부터 40대로 바통터치
모바일라이프·취업난 영향
20,30대 여성들이 주도했던 소설시장이 40,30대로 독자층이 급속히 바뀌고 있다.
2000년대 말까지 20대가 주도했던 소설은 2010년대 중반까지 30대가 주도적으로 이끌어오다 지난해부터 40대로 바톤 터치가 이뤄졌다. 소설 독자가 늙어가고 있다.
지난 7년간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2008년은 경제적으로 힘든 시기였지만 소설의 황금기였다. 공지영의 ‘즐거운 나의 집’을 비롯, 백영옥의 칙릿소설 ‘스타일’, 황석영의 ‘개밥바라기별’,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까지 한국소설은 풍성한 수확을 거뒀다. 이 시기 소설의 주 독자층은 20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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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30대 여성들이 주도했던 소설시장이 40,30대로 독자층이 급속히 바뀌고 있다. |
이런 분위기는 2010년으로 들어오면 달라진다. 김혜남 씨의 ‘서른살이 심리학에게 묻다’가 돌풍을 일으키면서 불안한 30대가 화두로 등장한 것이다. ‘규장각 각신들의 나날’‘덕혜옹주’등이 베스트셀러를 기록한 가운데 예스24 통계에 따르면, 2010년 소설 구매비율은 30대 여성(23.9%)이 20대 여성(18.6%)을 넘어 1위에 오른다.
‘도가니’‘뿌리깊은 나무’‘엄마를 부탁해’가 베스트셀러를 장식한 2011년에는 또 한번 변화가 일어났다. 30대 여성(23.9%)의 뒤를 이어 40대 여성이 19.2%로 2위를 차지한 것.
2012년부터는 40대 여성의 진격이 시작된다. 2012년 소설 구매비율을 보면, 40대 여성은 20.7%로 30대(22.8%)와 2.1%포인트 차를 보이다 2013년 1.5%, 2014년에는 0.2포인트 차로 바짝 추격했다. 2015년엔 마침내 40대(23.9%) 여성시대가 열린다. 30대 여성을 2.6%포인트 따돌리고 1위에 등극한 것이다.올해 상반기엔 30대와의 차를 벌리며 우위를 굳혔다.
이런 변화는 2000년대 주도층인 30대 여성 독자층이 40대로 편입되면서 벌어지는 양상으로 보인다.
반면 20대는 책보다 스마트폰으로 모바일라이프를 즐기고 취업난 등 경제적 이유때문에 책 구매율이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20대의 몰락은 소설시장에 먹구름을 드리운다. 지난해 SNS상에서 진행한 ‘한국소설 선호도’조사에서, 20,30대는 한국소설을 구입하지 않는 이유로 ‘관심이 없다’(28.6%),‘재미 없음’(16.2%), ‘해외소설 선호’(11.0%), ‘다른 장르 선호’(10.4%) 등을 꼽았다.
최근 한강의 ‘채식주의자’가 맨부커상을 수상하면서 20대 구매율이 9.9%까지 뛴 것은 고무적이다.
한국소설 시장은 20대를 얼마나 끌어들이느냐에 달려 있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