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다시 도로로 나선 자동차들, 배기가스에 골머리 앓는 美 정부
[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 미국에서 저유가와 고용 시장 개선으로 다시 도로로 나서는 차들이 늘고 있다. 여행 성수기에 접어 들면서 증가세에 불이 붙었다. 이를 보는 미국 정부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주행 차량이 늘어나는 만큼 배기가스도 증가하는 탓이다. 기후 변화 방지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또 하나의 적(敵)이 생긴 셈이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7년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휘발유 가격에 고용시장 회복세까지 겹치면서 미국 내에서 주행 차량의 수가 크게 급증했다. 특히 메모리얼 데이 휴일을 시작으로 미국의 본격적인 여름 여행 기간이 시작되면서 고속도로는 몰려드는 차로 몸살을 앓고 있다. 전미자동차협회(AAA)는 메모리얼 데이 주말에만 지난해 보다 70만명 늘어난 3800만명이 여행을 떠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급증한 휘발유 판매도 차량 증가세를 방증한다. 2014년 12월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작년 휘발유 판매량이 1일 3만 배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오히려 1일 24만배럴이 늘어났다. 2015년 12월에는 올해 휘발유 사용량이 1일당 1만배럴 증가하는 수준에 머물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5월 말 기준 1일당 36만4000배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미카엘 스마트 루트거스대학교 교수는 “차량 사용량이 줄어들던 시기 사람들은 삶의 질을 유지하기 위해 욕구를 누르며 참고 있었을 것이다”면서 “이제 달라졌다. 차를 몰고 다니는 데 드는 비용을 감당할 만하다고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늘어나는 차량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 큰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그만큼 배출가스도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에서 지난해 휘발유 차량이 배출한 이산화탄소는 11억400만톤에 달한다. 이는 2009년 이후 최고치다. 특히 EIA에 따르면 올해 첫 두 달간 배기가스 배출량은 전년 동기 대비 5% 늘었다.

규제 당국은 이에 따라 새 자가용과 트럭에 대한 표준 연비를 높여 잡으며 배기가스 줄이기에 나섰다. 미 천연자원보호협회(NRDC) 에너지ㆍ교통담당 로렌드 황은 규제가 없었으면 가스 배출량이 훨씬 더 많았을 것이라며 “효과가 있냐고 묻는다면, 대답은 ‘분명히 그렇다’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소비자들의 차 수요는 좀 더 크고, 연비가 낮은 차량으로 몰리고 있다. 규제 효과가 상쇄되고 있다는 것이다. 글로리아 버그퀴스트 미국자동차제조업연맹(AAM) 부회장은 “정부 정책이 시장의 현실과 맞지 않는다.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smstory@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