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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험사 IFRS 자본확충 비상…올부터 단계적으로 ‘부채 시가평가’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보험사들의 자본 확충 부담이 더 이상 ‘강 건너 불’이 아니라 ‘발등에 떨어진 불’이 됐다.

금융감독원이 2020년 도입 예정인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을 4년 후가 아닌 지금부터 단계적으로 준비해 나가기로 하면서다.

IFRS4 2단계의 핵심은 그동안 원가로 평가했던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부채 규모가 확대된다.

삼성, 한화, 농협, 교보 등 빅4사가 향후 3년간 추가로 재무제표에 기재해야할 보험 부채만 약 2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동부증권]

금감원은 2일 보험사의 리스크 및 계리 담당 임직원을 소집해 ‘IFRS4 2단계 연착륙 유도 방안 설명회’를 열고 부채적정성평가제(LAT)의 할인율(현재가치를 평가하는 이자율)을 향후 3년간 단계적으로 ‘20년 국고채금리+유동성 프리미엄’ 수준으로 낮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행 보험사별로 3.5~4.0% 수준인 할인율이 2018년에는 연 2.5% 수준으로 낮아질 전망이다.

현행 할인율은 자산운용수익률을 기준으로 하고 있어 보험사별로 3.5~4% 수준이다.

따라서 보험사별로 최대 2%포인트까지 할인율이 떨어지고 시가평가로 환산한 보험사 부채는 급증하게 된다.

할인율은 국고채수익률과 신용위험 스프레드, 유동성 스프레드를 더한 합인데 신용위험 스프레드가 떨어져 할인율이 낮아지면 보험 가입자에게 돌려줘야 할 보험금의 현재가치가 커져 보험부채가 늘어나게 된다.

보험업계에서는 할인율이 이처럼 낮아지면 올 연말에 보험부채가 약 16조원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또 향후 3년간 할인율이 0.5%포인트 낮아진다고 가정하면 삼성생명만 약 9조8000억원의 부채가 늘어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화생명(5조4000억원), 농협생명(4조2000억원), 교보생명(2조3000억원) 등을 포함하면 ‘생명보험사 빅4’가 앞으로 3년간 추가로 재무제표에 기재해야 할 보험 부채만 약 21조원에 달한다. 이는 그만큼의 자본 상실로 이어진다.

금감원 관계자는 “시뮬레이션을 정확히 해봐야 알겠지만 IFRS4 2단계가 시행되면 시가평가에 따라 부채는 부정적으로, 자산은 긍정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이를 감안해 2018년까지 준비금(보험계약자에게 돌려줘야 할 돈) 부족액의 70% 수준을 쌓도록 대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이번 개선 방안 추진 배경을 2020년부터 IFRS4 2단계가 갑자기 적용되면 보험사들이 부채 부담을 감당하기 힘들기 때문에 연착률 차원이라고 밝혔다.

금감원 관계자는 ”각 보험사가 2020년 IFRS4 2단계 도입을 앞두고 자본 확충 등의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번 방안 역시 갑작스러운 것은 아니며 계속 시그널을 보내왔다. 2020년에 가서 절벽에 떨어지지 않기 위해서 지금부터 충격 완화를 위한 기울기 조절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의 LAT 제도 개선 방안에 대해 보험사들은 “어떻게 대응할 지 차차 생각해보겠다”면서도 ”갑자기 부담이 커진 것은 사실이다“는 반응을보였다. 2020년이 아니라 당장 올해부터 LAT 제도 할인율 하락에 따른 자본 확충 부담을 떠안게 됐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동부증권 이병건 애널리스트는 “이번 LAT 평가 강화로 인해 당장에 생보사들이 대규모 증자를 할 상황은 아니겠지만, 결국 대규모 후순위채 발행과 배당 및 자사주 매입 축소 등의 가능성은 고려할 필요가 있다”면서 “제도의 변화보다는 저금리 상황 심화가 회사들에 미치는 영향이 본질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생명보험사들의 상품개정 및 효율개선 노력이 가시적 성과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당장에 생보사들에게 적극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부담스러워 보인다”고 평가했다.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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