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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차관문 넘는 현대상선…해운동맹 가입도 ‘청신호’
-4곳 긍정 의사 표현, 한진해운-K라인 입장표명 안해
-한진해운 "6개 선사 만장일치제, 의견은 비공개"
-2일 G6 정기모임에 해수부도 현대상선 지원사격

[헤럴드경제=조민선 기자] 현대상선이 용선료 협상과 사채권자 집회라는 두 관문을 사실상 통과한 가운데, 마지막 남은 관문인 해운동맹 가입을 성사시킬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 3월 채권단과 조건부 자율협약을 체결한 현대상선은 마지막 관문까지 통과해야 채무재조정을 통한 경영정상화가 가능하다.

1일 정부, 해운업계에 따르면 기존 현대상선이 속한 동맹인 ’G6‘의 하팍로이드, MOL, NYK 3개 선사는 현대상선이 경영정상화를 이루면 신규 동맹 가입에 동의하겠다는 의견을 서면이나 구두로 표명한 상태다. 이 내용은 5월초 신규 동맹인 ’디 얼라이언스‘ 발표에서 현대상선의 이름이 빠졌을 때 현대 측이 내놓은 입장과 같다.

최근 현대상선이 꼬였던 실타래를 풀듯 줄줄이 과제를 해결해나가면서 장밋빛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라, 동맹에 가입한 선사들의 마음을 돌릴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현재 분위기로는 현대상선이 경영정상화를 이룬다는 전제만 깔리면 해운동맹 가입은 어렵지 않은 일이다. 내년 출범하는 해운동맹은 3개로 재편되는데, 그중 ‘2M’과 ‘오션’이 ‘빅2’를 이루고 ‘디 얼라이언스’의 점유율이 다소 떨어지는 상황이다. 알파라이너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 점유율 기준 2M은 27.7%, 오션은 26.1%, 디 얼라이언스는 16.8%가량 차지했다. 때문에 디 얼라이언스 입장에선 현대상선이 채권단 출자전환을 통해 대주주가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으로 바뀌고 경영정상화가 되면 굳이 마다할 이유가 없다. 해운 산업 자체의 특성상 몸집을 불리는 것도 영업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하영석 계명대 교수는 “해운동맹은 선복량이 많아 점유율이 높아지면 강해지는 구조”라며 “현대상선이 경영정상화되고 다른 선사들에 피해를 안준다는 판단이 들면 당연히 받아들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G6와 다른 동맹 ‘CKHYE’ 소속의 선사들이다. 현대상선은 그동안 교류를 통해 대만의 양밍사(社)와는 긍정적인 기류를 조성했지만, 아직 한진해운과 일본 선사인 K라인의 의견은 듣지 못한 상태다. 이들 선사들은 입장 표명을 꺼리고 있다.

이날 한진해운 측은 “동맹에 신규 선사 가입은 6개 선사 협의를 통해 전부 동의해야(만장일치) 가능하며 각 선사의 의견은 공개하지 않는게 원칙”이라며 “한진해운 역시 개별선사로서 특정한 의견을 밝히긴 어렵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같은 국적 선사로서 현대상선을 반대할 명분이 약하다는 의견이 나왔지만, 선사별 의견이 비공개인 만큼 찬반 여부를 밝히지 않겠다는 의미다.

해운동맹 가입이 비공개 만장일치 구조라 한 선사라도 반대표를 던지면 가입은 불가능하다. 한진해운은 “아직 공식적인 자리에서 (현대상선 가입건이) 논의된 바 없다“며 “중요한 아젠다가 있을 때 모이거나 컨퍼런스콜 등을 진행해 의사 결정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현대상선이 1대 1로 설득에 나서야 하는 상황에 시간도 많지 않다. 신규 동맹에 가입하려면 당장 9월말까지 합의를 이뤄야 한다. 특히 현재 디 얼라이언스는 하팍로이드와 USAC의 합병 이슈가 걸려있음에도 노선을 짜거나 하는 등의 실무 준비에 돌입한 상태다. 현대가 더욱 가입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다. 실무 준비에서도 뒤쳐지면 반대할 명분을 쌓는 꼴이다.

당장 현대상선은 2일 서울에서 열리는 해운동맹 ‘G6 회원사 정례회의’에서 새 동맹 가입을 위해 설득 작업을 벌인다.

이 자리에서 결론이 도출되진 않지만, 현대상선은 용선료 협상이나 사채권자 채무재조정 등 현재까지 상황을 바탕으로 경영정상화를 이뤄낼 것이라는 청사진을 보여줄 계획이다. 이 자리에는 해양수산부 차관도 참석해 현대상선 동맹 가입을 측면 지원한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정부도 현대상선이 원하는 방식으로 적극 지원할 것“이라며 “각 선사들을 설득하는게 쉽지 않은 작업이지만 불가능한 건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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