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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는, 왜?]유럽은 노예ㆍ인신매매, 동남아는 신부거래…거꾸로 가는 ‘요지경’ 세계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베트남 여자 아이들이 중국의 ‘혼인매매’를 위해 강제적으로 동원되고 있다. 지난 4월 CNN의 보도 내용이다. 보도에 따르면 베트남 내 범죄조직은 여자 아이들에게 강제로 약을 먹인 뒤 납치한 다음, 혼인거래를 위한 상품으로 취급했다. 이 때 13명의 젊은 베트남 여성이 중국에 ‘신부’로 팔려가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베트남 신부공장을 다녀왔다’는 글이 올라와 비난을 받기도 했다.

#유럽형사경찰기구(유로폴ㆍEuropean Police Office)에 따르면 작년 이탈리아와 스웨덴에서 실종된 난민 6000명은 모두 납치를 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모두 성적 착취나 인신매매, 강제노동 등에 동원됐다.

1984년 유엔가입국이 모여 외친 세계인권대선언은 공염불에 불과했다. 선진국에선 여전히 현대판 노예와 인신매매가 기승을 부리고 있고, 동남아시아 지역에선 암암리에 ‘신부거래’가 하나의 사업이 되고 있다. 난민을 사고 파는 것도 모자라 이들에 대한 납치ㆍ매춘ㆍ강제노동ㆍ인신매매가 버젓이 활개치고 있다. 그토록 ‘인권’을 부르짓는 현대 세계의 민낯은 한마디로 거꾸로 가는 요지경 세계에 불과했다.


호주의 ‘현대판 노예’ 해방 인권단체인 ‘워크프리재단’(Walk Free Foundation, WFF)의 ‘2016 세계 노예보고서’(GSI)에 따르면 인신매매와 강제노동, 아동착취 등에 묶여 있는 ‘현대판 노예’들의 숫자가 전 세계적으로 4580만여 명에 달한다. 아시아ㆍ태평양 지역 국가는 물론 선진국이라는 유럽과 미국이라고 해서 별반 다르지 않다. 전 세계가 노예 공장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가령, 유럽에는 루마니아와 나이지리아 여성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성노예 시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ㆍ벨기에ㆍ프랑스ㆍ스페인ㆍ스웨덴ㆍ네덜란드 등 유럽 선진국가들이 나이지리아와 루마니아 여성을 대상으로 활발한 성매매 산업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유럽 난민보호소 지원 사무소(EASO)가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피해 여성들은 “돈을 벌 수 있게 해주겠다”는 포주의 말을 믿고 따랐다가 착취를 당했다. 큰 돈을 벌지 못한 채 성적으로 희롱만 당한 이들 여성들은 전쟁에 빠진 자국 상황과 사람들의 비난이 두려워 고국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지속적으로 착취를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14년 이탈리아에서는 수사명 ‘컬츠’(Cults) 아래 34명의 인신매매 중개업자들이 체포됐다. 이들은 나이지리아 출신으로, 이탈리아에 아동들을 착취대상으로 판매하고 있었다.

GSI 보고서에 따르면 특히 현대판 노예의 3분의 2는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에서 착취를 당하고 있다. 국가별로는 인도가 1835만 명으로 가장 많고, 중국이 339만 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이곳의 현대판 노예들은 모두 강제노동과 아동착취, 성매매 강제결혼 등의 대상이었다. 이들 노예들은 홍콩,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대만, 일본, 한국 등 아시아ㆍ태평양 권역에서 경제가 상대로 발달한 부국에 팔려 나갔다.

지난해 5월 영국 가디언 지는 대지진의 후유증을 겪고 있는 네팔의 젊은 여성들을 대상으로 구호의 손길을 가장한 인신매매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 때 대다수가 인도에 동원되고 일부는 한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에 보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미국과 캐나다라고 해서 사정이 나은 것도 아니다. 미국과 캐나다에서의 인구 대비 현대판 노예의 비중은 0.018%로, 각각 5만 7700 명과 6500명에 달했다. 특히, 미성년자인 불법 체류자나 동성애자 등 사회 소수자는 동원돼 강제적으로 성을 착취당하거나 성매매에 동원됐다. 지난 2014년 미국의 주요 8개 도시에서 과테말라, 온두라스, 엘 살바도르, 멕시코 등의 남아메리카 권 국가의 여성들이 강제적으로 성매매에 동원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미국 주요 8개 도시들의 유흥가는 멕시코 마약 밀매범들이 구성한 조직을 이용해 남아메리카 권의 여성들을 싼값으로 사들이고 성산업에 이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멕시코의 마약 밀매조직들은 자국 여성들을 납치하는 등 강압적인 수단을 이용해 이들을 성산업에 종사시켰다.

돈을 주고 신부를 사는 일도 돈을 찍어내는 사업이 되고 있다.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에선 인도, 중국, 베트남, 필리핀 여성들이 ‘신부매매’의 대상이 되고 있다. 납치를 해서 돈을 받고 강제로 결혼을 시키는 일이 비일비재 하다는 것이다.

특히 유럽에 ‘현대판 노예’가 일상화된 국가는 루마니아다. 세계은행(WB)의 2015년 보고서에 따르면 루마니아와 불가리아에서는 ‘강제 결혼’, ‘신부 납치’ 등의 악습이 여전히 만연하다. 이들은 대부분 독일과 영국, 스페인 등 서유럽 국가에 보내져 강제적으로 혼인관계를 맺고 신체적ㆍ정신적 착취에 시달리게 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인권단체 ‘강제결혼 유닛’(FMU)에 따르면 지난해 영국에서 강제적으로 혼인을 치룬 피해자는 18세 미만이 329명, 18세 이상 25세 미만이 427명에 달했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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