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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의 사기 교본 “계속해서 성공할 수 있다고 속삭여라”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가 소유ㆍ운영했던 트럼프대학교가 수강생을 모집하기 위해 교직원들에게 내린 ‘모집 요령’이 공개됐다. 공개된 내용들은 어떻게 하면 사람들을 현혹시켜 강좌에 등록하도록 만들 수 있는가에 대한 것이 주를 이루고 있다.

5월 31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대학교의 사기 사건을 심리하고 있는 샌디에이고 법정에서 공개된 400쪽에 달하는 서류에서 이같은 내용이 드러났다. 이 소송은 트럼프대학교가 수강생들에게 큰 돈을 벌 수 있는 비법을 가르쳐줄 것처럼 홍보해 고액의 수강료를 받아놓고 실제로는 형편없는 내용의 강의를 제공했다는 이유로 수강생들이 제기한 것이다.

공개된 서류는 트럼프대학교가 수강생을 유인하기 위한 노하우를 하나의 ‘각본(playbook)’처럼 조직적으로 교직원들에게 숙달시키고 지시했음을 보여준다. 각본은 수강생을 ‘롤러코스터 태우듯’ 들어다놨다 하며 꼬드길 것을 지시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WP가 소개한 바에 따르면 각본은 어딘지 모르게 트럼프가 이번 대선 경선 과정에서 사용한 선거 전략과 상당히 흡사하다는 느낌을 준다. 아래와 같은 문장이 대표적이다. “그들이 경험한 자극은 일상의 현실이 다가오면 빨리 사라진다. 우리의 일은 그 자극을 다시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그들이 꿈을 달성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재차 상기시켜주는 것이다.”

각본은 또 “당신이 파는 것은 상품이나, 편익이나 해결책이 아니다. 느낌을 파는 것이다”라고 언급해 노골적으로 감정을 훔칠 것을 가르친다. 수강생들을 꼬드기기에 좋은 단어들을 소개하는 대목도 그렇다. 각본은 ‘당신(you), 새로운(new), 돈(money), 쉬운(easy), 발견(discovery), 자유(free), 결과(results), 건강(health), 사랑(love)’ 등의 단어가 영어 단어 중 가장 설득력 있는 단어라는 예일 대학의 연구를 소개하며 “이 단어들은 3가지 특징들을 공유한다. 단순하고, 익숙하며, 인상적이다”라고 설명한다.

각본은 사람들을 소위 ‘비행기 태우는’ 요령도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내가 당신을 알아봤어(I noticed)’라는 표현은 사람들의 잠재의식 속에서 강력한 효과를 갖는다. 왜냐면 그 표현은 그 사람이 군중들 사이에서도 눈의 띈다는 메시지를, 그 사람이 매력적이고 카리스마 있으며 인상적이라는 메시지를 부지불식간에 주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인정과 관심을 사랑한다.”

트럼프 대학은 이런 식으로 3일 코스 강좌를 1495 달러에 팔았으며, 이를 발판삼아 1년 짜리의 ‘트럼프 엘리트’ 코스는 3만4995 달러에 팔았다고 WP는 전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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