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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 구하려 멸종위기 고릴라 사살…美, 아이 부모에 대한 비난 들끓어
[헤럴드경제=신수정 기자] 미국의 한 동물원에서 고릴라 우리에 떨어진 남자 아이를 보호하기 위해 멸종위기종 서부로랜드고릴라가 사살됐다. 아이를 제대로 돌보지 않은 아이 부모에 대한 비난이 들끓고 있다고 29일(현지시간) CNN방송이 전했다.

지난 28일 신시내티 동물원에서 4살짜리 아이가 고릴라 우리를 둘러싼 해자에 떨어졌다. 우리에 있던 서부로랜드고릴라 하람베는 아이를 일으켜 세운 뒤 구석으로 몰고갔다. 동물원 보안팀은 아이를 구하기 위해 하람베에 총을 쐈다.

고릴라 하람베 추모 글 [출처=페이스북]

동물원측은 “아이의 목숨이 위험에 처했기 때문에 빠른 결정을 내려야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목격자들은 고릴라가 아이를 보호하려고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따라 고릴라를 죽인 동물원이나 아이를 제대로 보호하지 않은 아이 부모에 대한 비난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아이 부모를 처벌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온라인 청원 사이트 ‘하람베를 위한 정의(Justice for Harambe)’에서는 한국시간 30일 오후 2시 기준 6만5000명 넘는 인원이 서명했다. 29일 신시내티 동물원 앞에서 보이콧을 선언하며 시위하는 이들도 있었다.

물에 빠진 아이를 붙잡는 하람베 [출처=유튜브]

이번 사고 당사자인 아이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다친 데가 없어 퇴원했고, 신시내티 동물원의 고릴라 우리는 폐쇄됐다.

사고 당시 현장에 있었던 한 목격자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아이가 엄마한테 물에 들어가겠다고 장난처럼 말하는 것을 들었다”고 전했다.

이 목격자에 따르면 처음에는 하람베가 아이를 도우려는 것처럼 보였다. 하람베는 물에 빠진 아이를 일으켜 세웠다. 하지만 관람객들이 소리를 지르자 아이를 구석으로 끌고 갔다.

하지만 아이가 하람베한테서 떨어지려고 하자 하람베는 아이를 놓아주려고 하지 않았다. 10분 동안 아이를 데리고 있던 하람베는 결국 총에 맞았다. 하람베는 181㎏짜리 수컷 고릴라로, 올해 17살이다.

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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