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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거래소 조직문화 개혁, 지주회사 전환의 시금석되길
한국거래소가 조직문화 바꾸기에 나선다. 거래소는 기존 조직문화를 진단하고 개선할 방안을 찾기 위해 외부기관에 컨설팅 용역을 맡기기로 했다. 중장기적으로 조직원 간에 신뢰하고 존중하는 ‘서번트 리더십’을 확산시키기위한 조치다. 내부소통을 강화하고 조직문화의 유연성을 높이자는 취지다.

거래소의 이같은 움직임은 단순한 기업문화 차원에서만 볼 일이 아니다. 미래가 걸린 첫 걸음과 마찬가지다. 그래서 큰 의미를 지닌다.

거래소는 지금 전 세계적인 추세에 맞춰 지주회사로의 전환을 추진중이다. 유가증권시장, 코스닥시장, 파생상품시장이 가진 각각의 특성을 반영해 이들을 자회사로 개편, 지주회사 체제아래 두는 방안이다. 그래야 사업별 특성화가 이뤄지고 사업 영역 확대를 위한 과감한 투자도 가능해진다. 또 지주회사로서의 한국거래소가 큰 그림에 해당하는 장기적 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자회사에 제시하면서 자회사 간 경쟁을 유도해 상호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지금 세계의 거래소들은 금융복합기업으로 변신중이다. 이미 대부분 상장을 완료하고 활발한 인수합병(M&A)을 통해 사업 영역을 확장하면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있다. 2007년 뉴욕거래소(NYSE)와 유로넥스트(Euronext)의 합병이 성사됐고 영국거래소(LSE)와 독일거래소(DB)의 합병도 추진되고 있다. 거래소 간 합종연횡은 빛의 속도로 진행중이다. 금융에선 보수적인 일본조차도 2013년 도쿄거래소와 오사카거래소 합병을 통해 지주회사인 JPX그룹을 출범시키고 상장까지 마쳤다.

하지만 유독 우리만 유독 세계적 추세와 동떨어진 행보를 보여왔다. 남들은 상장에 바빴던 지난 2009년 한국거래소는 독점에 대한 우려만 강조된 채 공기업으로 지정됐다. 그 후 한국거래소는 유연성과 확장성에 상당 부분 제한이 가해졌다. 그로인해 경직된 기업문화가 알게모르게 뿌리내린 상태다. 일은 사람이 하는 것이다. 지난해 공기업의 족쇄는 풀었지만 아직 직원들의 사기업적 마인드 고취는 진행해야 할 과제다.

물론 거래소의 지주회사 전환에는 관련 법안인 자본시장법이 선결돼야 한다. 지난 19대 국회는 본사 소재지 부산 명시라는 이유같지 않는 이유로 논란을 벌이다 거래소의 족쇄를 풀어주지 못하고 문을 닫아 버렸지만 20대 국회에선 곧 통과될 것으로 기대한다. 관련 법안의 취지와 방향에는 모두가 공감하기 때문이다.

법 통과만 바라보지 않고, 묵묵히 내부 개혁에 먼저 나서 미래를 준비하는 거래소의 행보에 지지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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