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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습기 살균제 수사] 檢, “옥시의 무사안일함이 빚은 참극…롯데마트ㆍ홈플러스 수사 마무리 수순”
- “경영진부터 일반 직원까지 안전실험 적극적으로 추진할 생각 못해” 


[헤럴드경제=양대근ㆍ김현일 기자] 초유의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이 이번 사건과 관련 “기업의 무사안일함이 빚은 참극”이라고 결론내렸다.

25일 검찰에 따르면 최대 가해업체이자 첫 가습기 살균제를 생산한 옥시레킷벤키저(이하 옥시)는 기존 제품 ‘옥시싹싹 가습기 당번’의 원료 ‘프리벤톨 R-80’이 물속에 부유물을 남긴다는 등의 이유로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으로 원료를 바꾼 ‘옥시싹싹 뉴 가습기 당번’을 2000년 10월 판매했다.

지난달 26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로 신현우(68) 전 옥시 대표가 출석하고 있다. <사진=헤럴드경제DB>

국내 한 공장에서 생산해 판매가 시작되고 약 한 달이 지나 옥시 측은 흡입독성실험 등 안전성 실험에 대해 알아보기 시작했다. 옥시는 이미 제품 개발 때부터 PHMG의 흡입독성 실험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을들었으나 생산을 강행한 뒤였다.

옥시 측은 2000년 11월∼2001년 1월 사이 미국과 영국의 연구소 두 곳에 실험 의뢰 가능 여부를 물었고, 가능하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실험은 진행되지 않았다.

이 원인을 놓고 원가 절감 등 여러 추측이 제기됐다. 검찰 측은 “관련자 조사 등을 통해 2001년 3월 영국 본사인 레킷벤키저의 옥시 인수를 전후로 회사 내부의 조직 변동에 따른 혼란 등이 작용한 게 아닌가 보고 있다”고 밝혔다.

옥시 제품 관련 이미지. <사진=헤럴드경제DB>

제품 출시 당시 옥시의 최고 의사결정권자로 지난 14일 구속된 신현우(68) 전 대표는 검찰 조사에서 “오래전이라 당시 상황을 정확히 기억하지는 못한다”면서도, “(이런 상황이 맞물려) 실험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인수를 전후해 임원이 바뀌고 연구소 통폐합이 이뤄져 국내 연구소가 축소되는 등 회사 내부가 혼란에 빠지면서 결국 직원들이 흡입독성 실험에 큰 관심을 두지 않게 됐고, 해당 제품은 계속 판매됐다.

이와 관련 검찰 관계자는 “기업 대표부터 생산담당하는 직원들이 어떻게 보면 무사안일함, 무관심, 무책임이 겹쳐져서 (이번 사건이) 발생했다는 주장이 설득이 있어 보인다”고 진단했다.

옥시 제품은 10년간 약 453만개가 팔렸다. 정부가 폐손상 피해를 본 것으로 확인한 인원은 221명인데, 177명이 옥시 제품 이용자다. 사망자도 90명 가운데 70명으로 가장 많다.

한편 롯데마트와 홈플러스에 대한 수사와 관련 이 관계자는 “거의 마무리 단계 수순에 돌입했다”며 “신속히 처리해서 늦어도 다음주 초까지는 어느 정도 정리할 것”이라고 했다.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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