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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스포츠 칼럼-박영상 한양대 명예교수] 전문직과 윤리의식
변호사, 의사, 교수 등을 전문직(professional)이라고 부른다. 전문직을 깔끔하게 정의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그들의 종사 영역,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위치. 추구해야 할 가치 그리고 막강한 영향력 등이 전문직이란 어휘에 침전되어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점은 그들이 이타적인 일을 맡고 있기 때문에 사회 공동체로부터 부러움과 존경, 그리고 감시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전문직에 대한 정의는 두 갈래쯤 된다. 하나는 기능적인 접근이다. 다른 직업(종)과 구별하기 위해 동원되는 방법이다. 전문직을 기능적으로 정리하는데 5가지의 기준이 동원된다.

첫째는 그 분야를 관통하는 지식을 갖추어야 한다는 점이다. 상식을 훨씬 뛰어 넘는 방대한 지식을 지녀야 한다. 두 번째는 일반적으로 이런 지식은 전문 교육기관을 통하여 얻어진다는 점이다. 체계적이고 집중적인 교육을 통하여 기본 자질을 표준화하기 위한 것이다. 세 번째는 이 직종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자격 검증을 통해 인증을 받아야 한다. 네 번째는 그 직종의 순수성을 지키기 위해 고도의 윤리강령을 지키겠다는 약속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사익보다는 공익에 헌신하겠다는 서약을 하고 이를 준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기능적인 접근방법에 맞서 다른 주장을 하는 사람도 꽤 있다. 이들은 전문직이 업무만을 규정하는 것인 아니고 오히려 전문직 자체를 통제하기 위한 장치라고 주장하고 있다. 전문직이 지식이라는 힘(power)과 권위(authority)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이를 적절하게 통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편적인 선을 신장, 확충하거나 사회를 지탱하는 가치, 예를 들어 평등, 정의, 평화 등을 다지는데 사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전문직이란 테두리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직업적인 이념(occupational ideology)이 전문직이라는 것이 규범론적인 주장이다.

기능적이건 규범적이건 전문직에 요구되는 가장 중요한 덕목은 소명의식(召命意識)과 높은 윤리감과 도덕률이 아닌가 생각된다. 전문직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많은 지식을 지니고 있고 사회적으로 폭넓게 인정되는 권위를 지니고 있고 큰 영향력이나 파급력을 지닌 강자이기 때문이다. 이런 능력이나 힘을 자신의 이익이나 소수 집단의 영역을 보호하는데 쓴다면 그 사회는 와르르 무너지게 마련이다.

최근 법조인들의 어처구니없는 탈선, 의사들의 탐욕이 빚어 낸 반사회적인 사건, 소위 성직자라는 사람들이 저지른 끔직한 형사 사건 그리고 교수들의 연구 결과를 변조한 사건 등을 보면서 이 사회의 뿌리가 흔들리는 징조가 아닌가 걱정된다. 도덕경은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은 부끄러움을 당하지 않고 그칠 줄 아는 사람은 위태로움을 당하지 않으며 그들은 영원히 산다고 말하고 있다. 모든 전문가직에 종사하는 사람이 매일 한번 씩 곰씹어야 할 말이다. ‘철저한 윤리교육 없이는 백약이 무효입니다. 피해 갈 수 있는 묘수를 그들은 찾을 수 있으니까요.’ 어느 노 철학자의 한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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