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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중공업 자구안 제출…삼성그룹엔 영향 없을듯
삼성중공업이 산업은행에 자구안을 제출했다. 삼성 그룹으로선 17년만의 자구안 제출이다. 삼성중공업이 가진 추가 부실 우려 탓에 산업은행 측은 고강도 자구안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해 둔 상태다. 업계에선 삼성중공업 문제가 그룹으로 옮아 갈지에 대한 우려가 일부 있지만 삼성그룹측은 산업은행에서도 그룹에 지원요구가 없었다면서 선을 긋고 있다.

삼성 그룹 ‘중공업에 물어보라’=김종중 삼성 미래전략실 사장은 18일 오전 삼성 수요사장단회의 참석 직전 기자들과 만나 삼성중공업의 자구안 제출과 관련한 질문에 “삼성중공업 측에 물어보라”고 말했다. 이슈의 핵심에 선 삼성중공업 박대영 사장은 이날 사장단 회의에 참석치 않았다.

또다른 삼성그룹측 인사도 “산업은행이 별도의 추가 요구를 했다는 사실은 알지 못한다. 그룹 차원의 지원 요구가 들어올 경우 검토는 해보겠으나 직접적인 지원은 어렵지 않겠냐”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의 문제는 중공업 스스로 풀어야 하는 문제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조선업 구조조정 문제가 사업 재편이 한창 진행중인 삼성그룹으로 옮아 붙는 것에 대해 선을 긋고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중공업은 전날 밤 거제삼성호텔 및 유가증권 매각, 도크 단계적 폐쇄, 해양플랜트 비중 축소, 인력 구조조정 방안 등을 담은 자구안을 마련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제출했다. 산업은행 측은 자구안 제출을 요구하면서 그룹 차원의 지원 방안을 담아 달라는 의사 표시도 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현실적으로 산업은행 측이 삼성중공업이 제출한 자구안에 대해 ‘반려’ 등의 선택을 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은행이 조선업 구조조정 문제로 삼성측과 전면적인 ‘전선(戰線)’을 펼만한 명분이 적고, 삼성중공업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자체적인 구조조정을 진행해왔다는 점, 그리고 당장 삼성중공업이 유동성 문제로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지도 않기 때문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이동걸 회장은 일반론 수준의 ‘대주주 책임성’ 문제를 언급한 것으로 안다. 특정 인사 또는 삼성그룹 차원에서 중공업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얘기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전날 일각에선 삼성중공업 구조조정에 이재용 부회장 ‘역할론’이 제기된 바 있다.

삼성重 ‘추가부실’우려=삼성중공업에 산업은행이 고강도 구조조정 방안을 담아달라고 요구한 것은 추가 부실 우려가 크다는 점 때문이다. 삼성중공업은 최근 수년 사이 국내 조선업이 대규모 손실을 낸 해양플랜트 사업 비중이 50%는 넘을 만큼 높은 수준이다. 저유가 상황이 계속되면서 인도 지연 사태 또는 발주 취소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앞으로 더 많은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 삼성중공업에 선제적 자구안을 마련해달라고 산업은행측이 요구한 이유다.

지난 12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여의도 산은 본점에서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을 만나 자구계획 마련과 경영 진단이 필요하다는 점을 전달한 것도 추가 부실 우려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11월 이후 한척의 배도 수주하지 못하고 있다. 유동성 및 경영 환경 평가에선 현대중공업보다도 삼성중공업이 좋은 상황이다. 그러나 수주가 끊기면서 수주 잔량이 빠른 속도로 줄어든다는 점은 우려를 낳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삼성중공업이 현재처럼 신규 수주가 없을 경우 2년 내에 일감 부족 사태로 대규모 인력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홍석희 기자/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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