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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직관적 감상 거부…현대미술 ‘숨은 의미 찾기’
신진작가 기획전 ‘아트스펙트럼 2016’
옵티컬레이스·백정기 등 10팀 참여



뜨거운 감성보다 차가운 이성. 오늘날 젊은 현대미술가들을 규정짓는 특징 중 하나가 아닐까.

삼성미술관 리움이 격년제로 실시하고 있는 신진작가 기획전 ‘아트스펙트럼 2016(12일~8월 7일)’은 이러한 현대미술의 한 경향을 보여주는 듯 하다. 직관적인 감상보다 작품에 나열된 텍스트를 자세히 읽어야 그 의미가 전해진다.

올해 아트스펙트럼은 총 10팀을 선정해 전시를 꾸렸다. 김영은(사운드 설치), 박경근(영상), 박민하(영상, 설치), 백정기(설치), 안동일(회화, 사진), 옥인콜렉티브(김화용ㆍ진시우ㆍ이정민, 설치), 옵티컬레이스(김형재ㆍ박재현, 설치), 이호인(회화), 제인 진 카이젠(영상, 설치), 최해리(회화, 영상, 설치)까지, 모두 1970~1980년대생 작가들이다. 

옵티컬레이스‘가족계획’.[사진제공=삼성미술관 리움]

리움 측은 “성장 가능성이 있는 작가들을 선정해 다음 단계로 도약할 수 있도록 계기를 만들어 주는 것”으로 전시의 의의를 규정했다.

옵티컬레이스는 그래픽디자이너 김형재와 정보시각화 연구자 박재현으로 이뤄진 작가 그룹이다. 도시와 관련된 통계 수치를 인포그래픽으로 가공하는 작업을 주로 선보이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미혼 남녀가 결혼해 중산층 가족을 이루기까지 소요되는 비용을 인포그래픽 설치물로 펼쳐 놓았다. 관람객들은 나의 현실에 맞는 지점에 서 볼 수 있다. 그리고 다른 관람객들은 어느 지점에 서 있는지도 비교해 볼 수 있다. 나와 타인의 간극을 어색하게 마주하는 것이 이 작품 감상의 묘미다.

백정기의 설치 작품 ‘악해독단’은 미술이라기보다 과학에 가깝다. 전시장 1층에는 육각제단에 당산나무처럼 설치된 느티나무가 서 있는데, 촛불의 열에너지를 전기로 바꾸고, 이 전기가 나무를 타고 흐르면서 나무는 안테나 역할을 하게 된다. 그리고 이 식물 안테나를 통해 지하 1층 작품에서 라디오 방송이 송출된다.

안동일의 ‘우리의 팔도강산(장지에 분채, 2016)’, 이호인의 ‘다리를 건너는 자들(캔버스에 유채, 2016)’, 최해리의 ‘무중력설죽하매한란사방위(종이에 먹, 금분, 2016)’ 등 회화 작품들마저도 직관적인 감상을 거부한다.

그동안 아트스펙트럼 전시에는 이형구, 문경원, 김성환, 김아영 등 48명의 작가들이 전시에 참여했다. 리움은 2014년부터 ‘아트스펙트럼 작가상’을 신설해 전시 기간 중 심사를 통해 작가 1명에게 상금 3000만원을 수여했는데, 첫번째 수상 작가가 이완이었다. 올해 아트스펙트럼 작가상 수상자는 6월 발표된다.

김아미 기자/am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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