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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기업 10곳 중 2곳, 월 80시간 이상 초과근무 …과로사 위험에 놓인 日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시간외 근무시간이 월 80시간. 개발도상국이나 후진국에서나 볼 법한 근로자 혹사다. 하지만 이는 선진국이라는 일본의 현실이다. 일본 전체 기업의 22.7%가 월 80시간 이상의 초과근무로 직원들을 혹사시키고 있다. 월 시간외 근무시간이 무려 100시간이 넘는 기업도 허다하다. 대부분의 일본 직장인들이 과로사의 위험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NHK 방송에 따르면 18일 후생노동성의 조사 결과, 일본 전체 기업의 22.7%가 월 80시간 이상의 초과근무를 뜻하는 ‘과로사 라인’에 근무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10곳 중 2 곳이 직원들을 월 80시간 이상 더 근무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픽=문재연 기자]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기업 1만 154개를 조사하고 1743개의 응답을 얻은 결과였다. 직원 1000명 이상을 둔 기업 중 과로사 라인에 근무하는 문화가 일상화된 곳은 56.9%에 달했다. 월 시간외 근무시간이 100시간 이상에 달하는 기업도 11.9%에 달했다.

과로사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과로사 라인’이 일반화된 이유는 과도한 업무량과 고객 응답 때문이었다. 후생노동성은 기업의 44.5%가 “고객(소비자)의 불규칙한 요구에 대응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월 80시간 이상 초과근무를 한다고 밝혔다. “업무량이 많아서” 과로사 라인에 근무한다는 기업은 43.3%였다. 


야근ㆍ초과근무가 증가할 수록 건강은 나빠진다. 후생노동성 조사에서 과로사 라인이 일반적인 한 기업에서는 질병으로 인한 휴직자가 40%를 육박했다. 후생노동성은 과로사 라인으로 정신적 스트레스나 뇌질환, 심장 질환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있었다며 “시간외 근무시간이 증가할 수록 질병으로 인한 휴직 비율도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최근 일본에서 한 사원이 349일 연속 근무하다가 우울증에 빠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네티즌들은 “자신의 목숨보다 초과근무 수당을 원하는 사람이 있을까”라며 “직원을 사람대접하는 기업이 많아지길 바란다”는 반응을 보였다.

일본에서 과로사 라인에 빠진 업종은 정보통신업이 44.4%로 가장 높았다. 학술연구, 전문ㆍ기술서비스업은 40.5%로 그 뒤를 이었다. 운송업도 초과근무가 많은 업종 중 하나였다. 후생노동성은 “운송업 및 IT 기업 등 과로사가 많다고 지적되고 있는 업종에 대해 더 깊이 조사하고 기업에 대한 감독과 지도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아베 신조(安倍 晋三) 일본 내각은 지난 3월 초과근무를 규제하는 법안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일본 노동기준법은 근로 시간을 하루 8시간, 주 40시간으로 정하고 있지만 노사 협정에 따라 추가 근무가 가능하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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