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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와대가 없는 한국 지도?…구글, 北ㆍ中 보다 더한 지도 규제에 항의
[헤럴드경제=신수정 기자]구글맵에서 서울역~부산역 가는 길을 검색하면 ‘경로를 찾을 수 없다’고 나온다. 하지만 북한 평양에서 핵시설이 있는 영변으로 가는 경로를 검색하면 ‘1시간 10분’이라고 안내된다.

구글이 18일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열리는 규제개혁 장관회의를 앞두고 지도 서비스 관련 규제에 대한 이의를 제기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구글은 한국의 안보 관련 법이 구글맵 서비스를 제한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정부가 지도 측량 데이터의 해외 반출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 항공 사진 비교. 왼쪽부터 구글맵 글로벌, 구글맵 한국, 네이버. [출처=월스트리트저널]

네이버와 다음은 모두 정부가 제공한 지도만 사용하고 있다. 네이버 지도와 다음 지도에서 민감한 시설들은 흐릿하게 처리되거나 위장돼있다.

WSJ에 따르면 청와대 항공사진의 경우 구글맵 글로벌 버전에서는 뚜렷하게 보인다. 하지만 구글맵 한국 버전에서는 흐릿하게 처리됐고, 네이버 지도에서는 아예 보이지 않는다.

구글맵에서 서울~부산 경로를 검색한 결과

구글측은 차라리 남한보다 북한에 대한 지도 정보를 더 자세히 알려줄 수 있다고 밝혔다. 구글맵을 통해 검색하면 평양에서 영변으로 가는 길은 “교통체증이 없을 경우 1시간 10분 가량 걸린다”고 나온다.

구글은 한국을 비롯 중국, 러시아 등 극소수를 제외하고 전세계 대부분 국가에서 검색 부분 선두주자다.

구글은 안보 관련 법이 한국 업체들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중국마저 2008년 구글맵에 대한 규제를 풀어줬지만 한국은 여전히 시대에 뒤떨어졌다는 것이다.

구글은 2008년 한국에서 빈약한 정보를 토대로 구글맵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후 실시간 교통정보나 3D맵 등을 추가할 계획이었지만 규제에 막혀 실패했다. 

구글맵에서 평양~영변 경로를 검색한 결과

정부측은 구글이 군사시설 등을 지도에 노출되지 않도록 처리한다면 지도 측량 데이터의 해외 반출을 허용할 수 있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구글은 이미 보안 시설 등을 흐릿하게 처리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해외 이용자들에게도 한국의 보안 시설 등이 흐릿하게 보이도록 해줄 것을 요구했지만, 구글이 이를 거절했다.

WSJ은 “구글이 보기 드물게 정부 정책에 대해 공개적으로 이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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