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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애플 시총 넘어선 구글…수뇌부 자산 변화는?
[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천예선ㆍ윤현종 기자]“애플은 더이상 세계 최고 기업이 아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세계 최고 시가총액 기업이 뒤바뀌었다. 구글의 지주회사 알파벳이 전세계 시총 1위였던 애플을 앞지른 것이다. 알파벳 시총은 4948억6000만달러(579조7284만원)로 애플 4947억2100만달러(579조5656억원)를 넘어섰다. 이는 지난 2월 알파벳이 5319억7000만달러의 시총을 기록해 애플(5238억5000만달러)을 제친 지 3개월여 만이다. 이날 애플 주가는 2년 만에 장중 90달러선을 하회했다.

세계 최고 시가총액 자리를 내준 애플 [사진=게티이미지]

애플의 시총 하락은 아이폰 판매부진에 따른 것이다. 지난 1~3월 아이폰 출하량은 5120만대로 전년동기(6120만대) 대비 1000만대 감소했다. 금액으로 치면 80억달러(9조3700억원)에 달한다. 이에 따라 지난 13년간 증가해온 애플의 매출은 지난 1~3월 506억달러(59조원)를 기록하며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전년동기 대비 13% 감소한 수치다.

특히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에서 매출이 26% 급감했다. 미국 판매도 10% 하락했다. 전세계에서 매출이 증가한 국가는 일본(24%)이 유일했다. 아이폰 뿐만 아니라 아이패드 19%, 맥(Mac)도 9% 감소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다음 분기 실적 발표에서 보급형인 아이폰 SE가 매출 증가로 돌아설 수 없다면 애플은 앞으로 긴 슬럼프에 빠지게 될 것”이라며 “가을에 공개되는 아이폰7이 애플의 구원투수가 될지 지켜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그렇다면 애플과 구글의 시총 변화가 이들 기업을 이끌고 있는 수뇌부들의 자산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언뜻 애플의 창업주 고(故) 스티브 잡스의 부인인 로렌 파월 잡스(53)가 가장 큰 타격을 입었을 것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예상치 못한 반전이 눈에 띈다.


▶애플 vs 구글 오너 자산은?=알파벳이 시가총액에서 애플을 넘어서긴 했지만 지속적인 주가하락으로 구글 수뇌부 3인방의 자산은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알파벳 주가는 지난 1년간 고점대비 9.6% 하락했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구글의 공동창업주인 래리 페이지(43)와 세르게이 브린(42)의 자산은 지난 1년새 각각 23억달러(2조7000억원)씩 증발했다. 페이지는 알파벳 지분 총 6.2%를 보유하고 있다. 그의 순자산은 376억달러(44조원)로 블룸버그 억만장자 11위다.

브린도 자산 23억달러가 하락하며 순자산 368억달러(43조원)를 기록 중이다. 브린은 알파벳 지분 6%를 쥐고 있다. 그의 억만장자 순위는 12위로 페이지 바로 다음이다. 

구글 수뇌부 3인방. 왼쪽부터 래리 페이지, 에릭 슈미트, 세르게이 브린

에릭 슈미트(61) 알파벳 회장도 1년새 자산이 1332만달러(156억원) 하락했다. 슈미트는 알파벳의 A, B, C등급 주식 각각 450만주와 스톡옵션 36만주 등 알파벳 지분 1.3%를 보유하고 있다. 그의 순자산은 103억달러(12조원)로 억만장자 순위 101위다.

반면 로렌 파월 잡스는 애플의 주가가 지난 한해 32% 곤두박질쳤지만 자산하락은 구글 공동창업주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이유는 로렌이 보유한 애플의 주식이 1%미만으로 미미하기 때문이다. 스티브 잡스는 1985년 애플에서 쫓겨났을 당시 보유하고 있던 애플 주식 11% 대부분을 팔아치웠다.

대신 로렌 자산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월트디즈니다. 로렌은 가족신탁을 통해 디즈니 지분 7.8%를 보유하며 최대주주에 올라있다. 잡스는 2006년 자신이 지분 50%를 소유하고 있던 픽사를 디즈니에 넘기면서 디즈니 주식 7.8%와 맞교환했다.

이에 따라 로렌의 지난 한해 자산하락폭은 12억달러(1조4000억원)에 그쳤다. 순자산은 172억달러(20조원)로 억만장자 순위 42위에 랭크됐다. 

고(故) 스티브 잡스 부인 로렌 파월 잡스


애플의 주가하락으로 자산에 가장 큰 변수가 생긴 사람은 따로 있다. 바로 애플의 최고경영자(CEO) 팀 쿡이다. 쿡은 2011년 8월 스티브 잡스에 이어 CEO에 오르면서 회사로부터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100만주를 10년에 걸쳐 받기로 했다. 그러나 2014년 애플 이사회는 당초 조건을 변경해 주가가 나쁠 경우 최대 3분의 1가량의 주식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단서를 달았다. 즉, 애플의 주가가 뉴욕증시 S&P500지수 종목 가운데 수익 상위 3분의 1에 속하면 전액을 받고, 두번째 그룹에 속하면 6만주를, 하위 3분의 1에 포함되면 4만주를 받는 것이다. 때문에 주가가 지금처럼 계속 빠지게 되면 올해 쿡이 RSU를 기존 계획대로 받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그러나 쿡은 ‘전재산 기부’를 공언한 상태다. 그는 지난해 3월 미 경제지 포천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10살인 조카에 대한 교육 지원이 끝나면 “자신이 죽기 전에 자신의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해 5월 보유 중이던 애플 주식 5만주를 특정 자선단체에 기부하기도 했다.

쿡의 자산은 약 8억달러(9372억원ㆍ포천 기준)로 추산된다. 지난해 연봉은 전년대비 110만달러(13억원) 인상된 1030만달러(120억6600만원)를 받았다.

팀 쿡 애플 CEO

▶브랜드 가치는 ‘애플’이 독보적=알파벳이 시총에서 애플을 능가했다고는 하지만 브랜드 가치 만큼은 애플이 여전히 구글을 앞서고 있다.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발표한 2016년 ‘세계에서 가장 가치있는 브랜드 순위’에서 애플은 독보적인 선두자리를 지켰다.

애플의 브랜드 가치는 전년대비 6% 증가한 1541억달러(180조5300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2위 구글의 브랜드 가치 825억달러(96조6500억원)의 두배에 달한다. 다만 구글의 브랜드 가치는 한해 전보다 26% 증가해 성장 기대감을 높였다.

펜실베니아대 데이비드 렙스타인(마케팅ㆍ브랜딩 전문) 교수는 “브랜드 가치는 고객의 인식에 따라 결정된다”며 “브랜드 가치가 높아지는 척도는 고객이 그 회사 제품에 큰 돈을 지불할 의사가 있느냐와 구입해 줄 의사가 있는냐 여부다”고 말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애플은 두가지 측면에서 모두 브랜드 가치가 높다”고 평가했다.

그 근거로 렙스타인 교수는 ‘애플 파일(Apple-phile)’을 들었다. 애플 파일이란 ‘애플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는 뜻이다. 렙스타인 교수는 “소비자 테크놀로지 분야에서는 특히 브랜드가 중요하다”며 “애플의 매출은 확실히 감소했지만, 그래도 애플은 새로운 아이폰7을 발표할 때 다시 많은 팬들이 매장 앞에 줄지어 서는 장사진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포브스도 애플 스마트폰이나 삼성 스마트폰이 그렇게 많이 다르지 않다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그래도 삼성보다 더 비싼 애플 제품이 지난해 크리스마스 시즌에 미국 시장에서 판매된 스마트폰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며 전세계 시장에서 7500만대를 팔았다”고 전했다. 

/cheon@heraldcorp.com
그래픽. 이해나 인턴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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