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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기의 조선]과당경쟁이 부른 저가수주 위험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조선업에 대한 고강도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과거 부실 저가 수주로 곪았던 상처들이 속속 터져 나오고 있다. 호시절 때엔 드러나지 않던 치부가 거품이 가라앉자 백일하에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15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최근 노동조합과의 임금단체협약 과정에서 무리하게 저가로 수주를 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지난 10일 2차 교섭 자리에서 사측 교섭위원은 “물량 확보 차원에서 급하게 입찰했고 저가로 수주를 했다. 안했으면 좋았을 수주였다”고 말했다. 노조측 교섭위원이 해양사업부의 나스르 공사에 대해 4000억원 손실이 반영됐다. 아직 시작도 안한 공사에 추정 손실을 먼저 잡았는데 왜 이렇게 된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사측 위원이 이같이 답한 것이다.



사측 교섭위원은 또 “우리가 실력이 없었던 것이다. 설계 부분에서 기술력이 떨어졌던 것이 주요 원인이고 자재 투입이 많이 누락됐다”고도 말했다.

이날 교섭 테이블에 올랐던 나스르 프로젝트는 현대중공업이 지난 2014년 수주했던 프로젝트로, 아랍에미리트(UAE) 국영 석유회사와 나스르 유전에 원유생산 플랫폼 4기를 짓는 공사였다. 계약 규모는 22억달러(약 2조5600억원)다. 현대중공업이 지난해 하반기 나스르 프로젝트 때문에 떠안았던 손실은 4600억원에 이른다.



노조측은 “현재 위기의 본질은 단가 조차도 제대로 계산하지 못한 경영진의 판단 능력 문제다. 지금 정리해고를 진행중인데 나중에 공사가 진행되면 다시 그 인원을 보강해야 한다. 손실은 계속 될 가능성이 크다”고 비판했다.

대우조선해양의 대표적 ‘저가 수주’ 사례인 송가 프로젝트도 구조조정 사안이 진행되면서 재차 부각되고 있다. 송가 프로젝트는 남상태 전 사장이 재임중이던 2011년 첫 계약이 성사됐고, 당시 영업담당 상무였던 고재호 전 사장은 실무를 담당했다. 송가프로젝트는 노르웨이 시추업체 송가 오프쇼어로부터 2조4000억원에 수주한 반잠수식 시추선 4척을 가리킨다. 대우조선 역사상 가장 큰 손실을 낸 프로젝트로 이 역시 과도한 경쟁에 따른 저가 수주가 손실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부실에 책임이 큰 고재호 전 사장은 출국금지 된 채 검찰 수사가 진행중이다. 대우조선해양은 고 전 사장에게 지급됐던 상여금을 되돌려 받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영업흑자를 내 지급됐던 상여금인만큼, 영업적자로 바뀐 현재 상황에선 상여금 지급 명분이 사라졌기 때문에 돈을 돌려받아야 한다는 것이 대우조선해양측의 입장이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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