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정부서 2년간 총리 지내
남북 첫 총리회담…화해 새 章
제21대 국무총리를 지낸 강영훈<사진> 전 총리가 10일 오후 3시 7분께 입원 중이던 서울대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95세.
1921년 평안북도 창성군에서 태어난 강 전 총리는 군단장, 국회의원, 대한적십자사 총재 등을 두루 역임했다. 영국 대사 등 외교관으로도 활약했다.고인은 군사영어학교 출신으로 1946년 국방경비대 소위로 임관한 후 1953년 육군 제2사단장을 비롯해 1959년 제6군단장, 1960년 육군사관학교 교장을 거쳐 1961년 육군 중장으로 예편했다.
1972년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USC) 대학원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고 귀국한 후 1977년 외국어대학 대학원장, 1980년 주 영국 대사, 1985년 주 교황청 대사, 1988년 제13대 국회의원, 1988년 제21대 국무총리, 대한적십자사 제18대 총재(1991~1997년), 세종재단 이사장(1997년) 등을 역임했다.
고인은 육군사관학교 교장(중장) 재직 중 5ㆍ16 쿠데타가 발생했으나 참여를 거부해 ‘반혁명 장성 1호’로 서대문교도소에 수감됐던 그는 1988년 12월 5일 제6공화국 2기 내각의 국무총리를 역임하고 이후 대한적십자사를 이끄는 총재로 6년간 역임한 뒤에도 다양한 사회활동에 참여해 왔다.
특히 1990년 서울에서 남북 최초의 총리회담을 개최해 남북화해의 새 장을 열었다. 같은 해 10월에는 홍성철 통일원 장관과 함께 우리 총리로는 처음으로 북한 평양을 직접 찾아 주석궁에서 김일성 주석을 만나기도 했다. 또 3차례에 걸친 남북고위급회담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남북협력 발전의 실질적인 기초를 닦았다.
희수를 앞둔 나이에 제18대 대한적십자사 총재로 취임해 북한 수재민 돕기(1955년) 등 대북 인도적 지원, 남북이산가족면소회 설치 제의(1997년) 등 남북 교류에 큰 업적을 남겼으며, 성수대교 붕괴사고(1994년), 서울 마포 가스폭발사고(1994년),삼풍백화점 붕괴사고(1995년) 등 대형 재난 발생시 긴급구호활동 전개 등 인도주의 발전을 위해서도 큰 발자취를 남겼다.
부인 김효수 씨와의 사이에 형제 변호사인 아들 성용ㆍ효영씨, 딸 혜연씨 등 2남 1녀를 뒀다.
장례는 대한적십자사 김성주 총재, 정원식 전 총재,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장의위원장을 맡아 사회장(葬)으로 진행되며,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0호다. 오는 14일 오전 9시 명동성당에서 장례미사가 있을 예정이며, 국립서울현충원에서 같은 날 오전 11시 영결식이 거행되고 장지는 국가유공자 제3묘역이다.
김수한 기자/soohan@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