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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심각한 약물남용 덕에… 장기기증 오히려 늘어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미국에서 마약 등 약물 남용으로 인한 사망자가 꾸준히 늘어나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이들이 기증하는 장기 또한 덩달아 늘어나 장기 이식을 기다리는 환자들이 ‘뜻밖의 수혜’를 받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장기 조달ㆍ이식 네트워크’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장기 기증자 가운데 약물 중독으로 사망한 사람은 848명으로 나타났다. 약물 중독 사망자의 장기 기증은 최근 5년 사이 무려 50%나 증가했다. 뉴잉글랜드 주(州) 장기 은행장인 알렉산드라 K. 글레이저는 최근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절대적인 비극 속에서 찾은 한가지 희망”이라고 표현했다.


[사진=123rf]

약물 중독 사망자의 장기 기증이 이처럼 늘어난 것은, 미국의 약물 남용이 그만큼 심각하기 때문이다. 미국 질병관리본부(CDC)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약물 남용으로 인한 사망자는 무려 137%나 늘어났으며, 2014년 기준으로 4만7000명이 약물 남용으로 사망했다. 그 중 40% 가까이는 마약성 진통제 때문에 사망했으며, 헤로인에 의한 사망자도 많았다.

약물 남용자의 장기를 이식받는 것이 건강에 문제가 없느냐는 의문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인식이 개선되는 상황이라고 WP는 전했다. 약물 남용자의 장기는 미국 공중위생국 가이드라인에 따라 고위험군으로 분류돼 면밀한 조사를 거치며, 이식받는 사람에게서도 사전 동의를 필수적으로 받는다.

장기 공유 네트워크의 데이비드 클라슨 의료원장은 “약물 남용으로 죽는 사람은 젊고 상대적으로 건강한 축에 든다”며 “장기의 질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그들은 대체로 훌륭한 기증자다”라고 말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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