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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젠 ‘문학한류’다①] “관심없다”던 세계, 한국문학에 손짓하다
[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지난 3월, 한국이 주빈국으로 참여했던 파리도서전은 한마디로 한국문학의 새 위상을 보여줬다. 한국 작가와의 만남의 자리는 발디딜틈 없이 성황을 이뤘고 독자사인회에는 작가의 사인을 받으려는 독자들의 줄이 길게 늘어졌다. 특히 소설가황석영의 테이블 앞으로는 줄이 끝이 보이질 않을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 ‘한씨연대기’‘개밥바라기별’‘낯익은 세상’‘오래된 정원’ 등 그의 작품이 다수 번역돼 독자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소설가 황석영에 대한 관심인 동시에 한국문학에 대한 반응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파리 도서전에 참가했던 문정희 시인은 한국문학에 대한 현지인들의 반응을 놀라워하며, “한국 문학의 나침반을 세계로 향하게 한 본격적인 신호”로 해석했다. 한강, 김애란, 김영하, 은희경 등 초청된 15명의 한국작가들 역시 세계 시장 진출에 자신감을 내보였다.

지난 4월14일 저녁, 영국 런던 켄싱턴궁 오린저리에서 맨부커상 후보에 오른 작품의 편집자와 에이전시 초청행사가 열렸다. 맨부커상 13명의 후보 중 6명을 발표하는 오프라인 공식 발표자리였다.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소개해 당당히 후보에 오르는데 기여한 이구용 KL매니지먼트 대표는 이 자리에 초청을 받았다. 그는 현지 관계자들이 한강을 비중있게 얘기했다며, 반응이 좋다고 전했다. 최종수상자는 5월16일 발표된다.



파리도서전에서 황석영 작가의 사인을 받기 위해 독자들이 줄을 길게 늘어섰다. [사진=문학동네 제공]

‘채식주의자’의 맨부커상 후보는 글로벌 무대에서 최근 한국문학이 이룬 성과를 보여주는 지표가 될 만하다. 2012년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 이후 5년동안 한국문학은 양과 질에서 크게 성장했다.

현재 한국문학은 40개 나라에 진출, 번역 출간되고 있다.

맨부커상 후보에 오른 한강의 ‘채식주의자’의 경우, 현재 영국과 미국을 포함, 모두 23개국에 수출됐으며, ‘소년이 온다’ 역시 10개국에 판권이 팔렸다.

황선미의 ‘마당을 나온 암탉’은 ‘이달의 아마존도서’, 영국 전역에 걸친 독립출판사에서 나온 책 중 ‘인디펜던트 톱10 베스트셀러’등 문학성과 상업성을 고루 인정받으며 28개국에 판권이 팔리는 개가를 올렸다.

영국과 미국을 비롯, 13개국에서 번역 출간된 이정명의 ‘별을 스치는 바람’은 2015년 영국 ‘인디펜던트 해외소설문학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뿌리깊은 나무’, ‘바람의 화원’도 미국, 이탈리아, 중국, 일본 등지로 판권이 팔렸다.

정유정의 ‘7년의 밤’의 성취도 놀랄 만하다. 지난 2015년에 독일 유력 주간지 ‘디 차이트(Die Zeit)’가 선정한 ‘2015 범죄소설 톱 10’에 이름을 올린 ‘7년의 밤’은 지난해 초판 4000부가 모두 팔려 올 초 2쇄 판매에 들어갔다. 베트남에서도 출간돼 호응을 얻고 있는 이 소설은 독일어권은 물론, 프랑스, 중국, 대만, 태국 등으로 폭을 넓히고 있다. 김애란의 단편집 ‘달려라 아비’는 2014년 프랑스에서 현지 비평가와 기자들이 선정한 ‘주목받지 못한 작품상’을 받았으며, ‘두근두근 내 인생’은 프랑스, 독일, 러시아, 중국, 대만, 베트남 등에 수출됐다.

이 밖에 공지영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조경란의 ‘혀’, 김영하의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빛의 제국’, 김중혁의 ‘좀비들’, 은희경의 ‘비밀과 거짓말’ 등이 영미권을 중심으로 유럽 및 아시아 등지에서 한국문학의 다양성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문학 특집도 줄을 잇고 있다. 아시아 문학 전문 영자 문예지 ALR(Asia Literary Review)이 지난달 천명관, 김애란, 김사과 등 한국문학특집호를 발간했으며, 미국의 ‘마노아’, 프랑스의 ‘마가진 리테레르’, 러시아의 ‘외국문학’ 등 세계의 유수 문예지들이 한국문학 특집을 잇달아 선보였다. 한국문학이 세계적으로 이렇게 집중 조명을 받기는 처음이다.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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