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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5년간 뭐 했나”…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의 절규에 고개 숙인 더민주
[헤럴드경제=장필수 기자] “(정부는) 지난 5년간 뭘 했고 왜 이제 와서 수사를 시작했느냐, 똑같은 질문은 더민주에게도 드리고 싶다. 정말 묻고 싶었다. 그동안 뭘 하셨는지 여기 앉아계신 7분이 답변 좀 해달라”

“11년도 딸아이를 잃은 아빠다. 국회의원들 여기 계시는데 5년을 기다렸고 5년을 속았다. 지금 이 자리에서 말씀하시는 것들 더 안 기다려도 되겠습니까. 한 번 더 속아보겠습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이 9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실을 찾았다. 앞서 가습기살균제대책특별위원회를 꾸린 더민주는 이날 1차 회의를 열고 피해자들을 초대했다. 회의장은 그간 정부와 정치권, 언론도 주목해주지 않아 가슴앓이를 해야만 했던 피해자들의 한 맺힌 절규와 눈물로 가득 찼다. 더민주 의원들은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고개를 숙였다.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회의실에서 가습기 살균대책특위 1차회의가 열린 가운데 양승조 위원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특위 위원장인 양승조 의원은 모두 발언에서 정부의 무관심을 지적하며 국회 차원의 대책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습기 살균제 사건은 세월호 사건, 메르스 사태와 다를 바 없다”며 “피해자들 구제와 배상, 재발방지를 위해 정부차원에서 대책 마련하고 국무총리실에서 특별기구 설치해 대책을 세울 것 제안한다”고 주장했다.

이언주 특위 간사는 “피해자 발생과 관련해 진상 규명을 하고 필요한 입법조치 하고자 국회특별위원회 설치를 추진하겠다”며 “징벌적 손해배상, 집단소송제도 부분에 대해서도 국회 차원의 특위를 구성해 논의하겠다”고 약속했다.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회의실에서 가습기 살균대책특위 1차회의가 열린 가운데 양승조 위원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그간 정부와 정치권의 냉대와 사회적 무관심을 견뎌내야만 했던 피해자들의 입에선 절규가 터져 나왔다.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해 3살배기 아이를 잃었다는 한 피해자는 “지금 아이가 사망한 지 9년이 됐다. 저는 대한민국 국민이고 법안에서 보호받고 싶은 사람인데 나라에서 국민을 보호하지 않는다면 저희는 결국 국민이 아니지 않나”라며 눈물을 훔치고선 고개를 떨구었다. 또 다른 피해자는 “절대 물러서지 말고 현재적 위험을…”이라고 말하고선 울렁인 탓에 더는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

엄숙한 분위기 속에 특위 소속 의원들은 피해자들에게 진심이 담긴 위로의 말을 전했다. 양 위원장은 “입이 백 개라도 할 말이 없다”며 몸을 낮추었고 정춘숙 당선자는 “해결되는 순간까지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검사 출신인 금태섭 당선자는 “검찰이 굉장히 오랫동안 수사에 착수 안 한 것도 그렇고 소송과정에서 법률가들이 법 윤리에 어긋나게 증거를 조작하거나 기업에 유리하게 감정 결과를 숨긴 게 있으면 당에서 찾아내겠다”고 덧붙였다.

피해자들은 청문회와 국정조사를 통한 해당 기업의 사죄와 피해자 구제 및 재발방지대책을 담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특별법 추진을 요구했다. 강찬호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가족모임 대표는 “가습기 피해자들이 협소하게 돈 몇 푼 받는 존재로 취급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essentia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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