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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로 시작한 필리핀 대선, 총기난사로 7명 사망…‘막말’후보 두타르테의 ‘범죄자 처형론’ 뜨나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9일 필리핀 대선과 총선, 지방선거를 앞두고 총기난사가 발생해 7명이 숨지고 1명이 부상을 당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흉악한 범죄가 선거 당일에도 발생하면서 ‘필리핀계 도널드 트럼프’로 불리며 범죄자를 처형하겠다고 공약한 로드리고 두테르테 후보에 대한 지지가 높아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필리핀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둔 9일, 오전 8시 경 필리핀 카비테 주(州) 로사리오 시에서발생한 총격으로 총 7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고 조나단 로사리오 경찰 수석조사관은 밝혔다. 가해자의 신원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필리핀 현지 언론과 기타 외신은 투표 개시를 앞둔 당일 살인사건이 발생하면서 유력한 대선후보인 로드리고 두테르테 다바오시 시장이 대통령에 대한 지지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로사리오 시는 최근 대선을 둘러싸고 경쟁이 치열한 지역으로, 필리핀 당국에서도 “주의 지역”으로 분류되고 있다고 로사리오 수석 조사관은 밝혔다. 올해 선거를 둘러싼 살인사건만 총 15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텔레그라프는 “군대의 사적인 소유를 허용하는 필리핀 법 때문에 치정싸움이나 청부살인 등 각종 폭력이 자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자료=게티이미지]

두테르테 시장은 대통령에 당선되면 강력 범죄자들을 모두 처형시키겠다고 공약했다.두테르테는 낙후지역인 필리핀 남부 다바오시를 시장으로서 22년 동안 이끌면서 범죄 발생률을 크게 낮췄다. 때문에 ‘징벌자’(punisher)라는 별명을 얻었지만, 과잉진압과 인권침해, 즉결 처형 등 공권력을 남용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그는 시장으로 재임하면서 범죄자 1700여 명을 재판없이 처형했다. 각종 논란 속에서도 두테르테는 최근 대통령 여론조사에서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3월 기준 필리핀 빈곤층은 전체 인구의26.3%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범죄는 88만 5000여 건이 발생해 2014년 동기보다 46%가 증가했다. 두테르테는 이를 저지하기 위해 ‘눈에는 눈, 이에는 이’의 원칙을 적용해 엄벌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기존 필리핀 정치인들과 정치전문가들은 급진적인 개혁이 이뤄지면 질수록 국가가 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두테르테는 지난 1989년 발생한 교도소 폭동사고로 집단 성폭행을 당해 숨진 호주 여성 선교사를 두고 “그녀는 아름다웠다. 시장인 내가 먼저 (강간)했어야 했는데”고 말해 필리핀 미국대사와 호주대사의 비난을 공개적으로 받았다. 그러나 그는 오히려 “필리핀 국민이 아니면 입을 다물어라“고 응수해 외교적 마찰을 일으켰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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