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CEO, 개혁미룬 정치인 비판


세계 최대 해운회사인 머스크의 닐스 앤더슨 최고경영자(CEO)가 마이너스 금리 때문에 해운업계 구조조정이 늦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머스크는 특히 정치인들이 필요한 개혁은 하지 않고 문제 해결을 금융 정책 실무자들에게 미루고 있다고 정면 비판했다. 이는 표퓰리즘에 빠져 해운ㆍ조선 등 위기산업의 구조조정을 미루고, 그나마 자본확충 등 우회로를 찾으려 하는 국내 정부와 정치권에도 뼈아픈 충고가 될 전망이다.

앤더슨은 “(현재의 금융 환경은) 은행들이 허약한 해운회사들을 물 위에 띄워놓는 것이 쉽기 때문에 구조조정이 훨씬 느리게 이뤄질 것임을 의미한다”며 “해운업에 있어서 싼 금융 비융에 의존하는 것이 많은 부정적인 효과를 가져왔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마이너스 금리는 목표로 했던 경기 부양 및 인플레이션 유발에는 실패한 반면, 시장을 왜곡하고 글로벌 자산 가격 거품만 키웠다는 지적이 많았다. 해운업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앤더슨은 “정치인들은 필요한 개혁은 하지 않고, 낮은 경쟁력과 투자의 문제를 해결하는 일을 금융 정책 실무자들에게 미루고 있다”고 비판했다.

해운업계는 글로벌 무역 침체, 낮은 화물 운임, 설비 과잉으로 인해 최악의 한 해를 맞고 있다. 드루리 마리타임 리서치에 따르면 해운업계는 올해에만 60억 달러(6조9300억 원)의 손실을 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해운업체들은 해운동맹체(얼라이언스)를 구성해 경기 침체에 대응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중국 COSCO해운이 프랑스의 CMA CGM, 홍콩의 OOCL, 대만 에버그린 등과 함께 ‘오션(OCEAN)’ 얼라이언스를 설립하기로 발표했다. 덴마크의 머스크라인과 스위스의 MSC사가 결성하고 있는 ‘2M’을 위협하는 파워를 가진 동맹이다.

앤더슨은 “우리는 현재 (2M) 동맹 내에서의 지위에 만족한다”면서도 “그러나 만약 어떤 해운사가 적당한 가격과 조건에 시장 매물로 나온다면 고려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paq@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