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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채식이 癌 유발? 유전자가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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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장기적인 채식이 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채식주의가 육식주의보다 위험하다는 보도도 쏟아졌다. 하지만 여전히 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육식을 줄이고 채식위주의 식습관’을 가지라고 한다. 기사들을 종합해보면 음식을 먹는다는 행위 자체가 암을 유발하는 것만 같다. 어떤 정보를 믿어야 하는 걸까.

'리얼푸드'에 따르면 답은 간단하다. 정보의 혼란은 가장 기본적인 전제가 빠졌기 때문에 생겼다. 음식에 대한 정보는 많은데 정작 음식을 먹는 사람에 대한 정보가 없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코넬대학교의 한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분자생물학과 진화’(Molecular Biology and Evolution)에 “오랜시간에 걸쳐 채식을 하면 유전자 돌연변이가 생겨 염증에 취약해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보도를 낸 영국의 텔레그라프(Telegraph)가 논문 내용을 잘못 이해하고 낸 ‘오보’였다. 실제로 해당 논문은 채식과 암의 인과관계를 설명한 논문이 아니었다. 33쪽에 달하는 논문에서 ‘암’(Cancer)이란 단어는 총 3번 등장했다.

결론은 이렇다. 코넬대학의 연구논문은 오랜 세대에 걸쳐 채식위주의 식습관을 한 사람은 영양공급이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필수적인 영양을 제공할 수 있는 대립유전자 ‘RS66698963’을 가지고 있다고 가설한다. 특히, n-6계열의 긴사슬 고도 불포화 지방산(LCPUFAㆍ유아 두외활동 발달에 도움을 주는 성분)을 ‘RS66698963’이 내생적으로 흡수할 수 있도록 지방산을 분해하는 FADS1과 FADS2 유전자를 변형시킨다고 설명했다.

불포화 지방산의 분해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을 때 발암물질에 노출되면 암을 유발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FADS1과 FADS2 유전자의 다형성(DNA가 복제될 때 유전자의 일부가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거나 많이 만들어져서 유전자의 양이 차이나는 현상)은 LCPUFA를 제대로 분해하지 못해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 이것은 나아가 암을 유발하게 할 지도 모른다. 언뜻보기엔 “오랜 채식으로 인한 유전자 변형이 암의 발병률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이것은 잘못된 주장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해당 논문을 발표한 카이싱 예(Kaixing Ye)연구원은 온라인매체 ‘마더보드’와의 인터뷰에서 “텔레그라프와 뉴욕타임스(NYT) 등이 연구결과에 맞지 않는 주장을 보도하고 있다”며 “세대에 걸쳐 채식을 해온 사람들은 그에 맞는 ‘채식 유전자’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식습관을 유지해주는 것이 좋다는 게 논문의 요지”라고 주장했다. 이어 “‘채식 유전자’는 유전자 다형성을 야기해 채식주의자들이 고기 없이도 오메가-3과 오메가-6 지방산을 흡수할 수게 한다”며 “채식주의자가 갑자기 육류를 섭취하면 오히려 두배 정도의 지방산을 흡수하는 것이기 때문에 암 발병률이 높아질 수 있다”고 해명했다.

즉, 일본 오키나와의 원주민들이나 인도인 등 세대에 걸쳐 채식을 해온 사람들은 ‘채식 유전자’라는 돌연변이 유전자를 가지고 있어 그에 맞도록 지방산을 분해하는 유전자인 FADS1과 FADS2도 다형성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채식주의자들에게서 유전자 다형성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는데, 이는 필수지방산 등 체내 필수영양분을 공급받기 어려운 환경에 놓였을 때 채식주의자가 우위에 있음을 증명한다는 것이 코넬대학 연구팀의 결론이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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