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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카 바이러스, 소두증 유발 메커니즘 규명…과잉 면역반응이 원인
[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 지카 바이러스가 태아에 소두증을 유발하는 메커니즘이 규명됐다.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 대학 의과대학 소아과 전문의 타리크 라나 박사는 지카 바이러스가 태아의 뇌가 형성되는 시기인 임신 초기에 자연 면역계의 과잉 면역반응을 유발, 그 결과로 배아줄기세포가 뇌세포로 분화되지 못해 뇌 조직이 제대로 형성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사이언스 데일리와 헬스데이 뉴스가 7일 보도했다.

[사진=게티이미지]

인간 배아줄기세포로 임신 3개월 태아의 뇌에 해당하는 뇌 유사조직(cerebral organoid)을 만들어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시키고 태아의 자연면역반응을 관찰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라라 박사는 말했다.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뇌 유사조직에서는 바이러스 침입을 인지하고 방어하는 면역 단백질 수용체 TRL-3가 활성화되면서 그 연쇄반응으로 줄기세포가 뇌세포로 분화하는 데 필요한 유전자들이 억제되는 반면, 세포사멸(apoptosis)을 유도하는 유전자들이 활성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포사멸이란 늙거나 결함이 생기거나 수명을 다한 세포는 자살하게 만드는 자연적인 메커니즘을 말한다.

그 결과 유사 뇌 조직은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후 5일이 지나자 그 크기가 평균 16%나 줄어들었다. 반면,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은 유사 뇌 조직은 그 사이에 크기가 평균 22.6% 증가했다.

이는 지카 바이러스가 태아의 소두증을 유발하는 메커니즘을 설명해주는 것이라고 라나 박사는 지적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그의 연구팀은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뇌 유사조직에 TRL-3 억제제를 투여했다. 그 결과 뇌 유사조직의 크기가 줄어드는 것이 크게 완화됐다. 그러나 TRL-3의 과잉면역반응이 일으킨 부정적 효과가 말끔히 해소되지는 않았다.

라나 박사의 설명에 따르면 TRL-3 단백질이 하는 일은 바이러스의 침입을 감지하고 면역반응을 가동시키는 것이다.

면역반응으로 감염과의 싸움을 돕는 많은 유전자들이 활성화됐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줄기세포의 분화를 억제하고 세포사멸을 촉진하는 41개의 유전자도 활성화되는 연쇄반응이 일어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이 배아줄기세포로 만들어 실험에 사용한 뇌 유사조직은 그 유전자 발현 패턴을 인간 뇌 유전정보 데이터베이스에 대입한 결과 임신 8~9주 경과한 태아의 뇌조직과 매우 흡사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지카 바이러스 감염이 태아의 뇌 형성에만 영향을 미치고 성인의 뇌에는 해를 끼치지 않는 이유를 설명해주는 것이라고 라나 박사는 지적했다. 성인의 뇌는 이미 형성이 완료된 상태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연구결과는 과학전문지 ‘셀 줄기세포’(Cell Stem Cell) 최신호(5월 6일자)에 발표됐다.

/smsto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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