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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플 vs 삼성 면접…차이점과 공통점?
[헤럴드경제=윤현종 기자ㆍ김세리 인턴기자] 삼성과 애플. 세계 IT업계를 좌지우지하는 라이벌이자 동반자다. 구직자에게 두 회사은 꿈의 직장이다. 과연 삼성과 애플은 미래 인재를 어떻게 뽑을까. 두 기업의 면접에는 어떤 차이와 공통점이 있을까.

헤럴드경제는 세계 최대 직장평가사이트 ‘글래스도어(Glassdoor)’와 국내 기업리뷰사이트 ‘잡플래닛’에 올라온 글들을 바탕으로 면접질문으로 보는 삼성과 애플을 전격 비교해봤다.

업무 능력은 필수, 질문은 차이=원하는 부서에서 일하기 위해서는 업무능력은 필수다. 애플과 삼성 두 기업 역시 기본 관련지식을 필요로하지만 질문 내용에서 약간의 차이가 감지된다. 


애플은 스토어 고객문의 업무와 관련해 “어떤 RAM이 5년 된 것인지 골라내라”, “(아래 항목 중) 8년 된 모뎀라우터와 그 기능을 설명하라” 등 실제로 고객에게 받을 수 있는 문의사항들을 질문으로 엮었다. 애플 내부 전문직종의 질문은 더 구체적이다. 예를 들어 글로벌 유통관리 부문에서는 “(테이블 위) 이 펜들의 가격을 어떻게 책정할 것인가”라고 묻는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지루하고 흔해 빠진 아이튠즈 타입의 애플리케이션이 하나 있다고 가정하라. 어떤 방식으로 이 이미지를 쇄신할 것인가”라며 회사 업무에서 있을 법한 상황을 질문으로 던진다.

삼성의 업무역량 질문은 비교적 포괄적이다. “제품경쟁력 확보를 위한 마케팅 전략은?”, “반도체란 무엇인가?” 등 학부시절 얼마나 전공지식을 잘 습득했는가를 확인하는 질문이 많다. 실질적인 상황에서의 순발력보다는 충분한 이론과 지식을 갖추고 있는지를 보기 위해서다. 기계설비나 컴퓨터전공의 경우, 직접 회로문제를 내거나 코딩을 시키기도 하는데 얼마나 성실히 전공 공부를 해왔는지 판단하기 위한 척도로 풀이된다.


창의성 질문 통해 종합적 사고능력 평가=삼성은 작년 하반기부터 면접전형에서 창의성 면접을 별도로 시행하고 있다. 지원자가 제시상황이나 과제에 해결방안을 내고, 질의응답을 핑퐁처럼 주고받는 방식이다. 더 이상 제품의 품질과 가격경쟁력만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는 시대인 만큼 다소 경직된 기존의 조직문화를 탈피하고 ‘남다른’ 안목을 가진 인재를 삼성의 경쟁력으로 키우고자 도입한 시스템으로 볼 수 있다.

“대한민국에서 하루 짜장면이 몇 개 배달될까?”, “여자친구와 여행에서 물건 하나를 선택한다면”과 같이 뜬금없는 질문부터 “2020년에 잃어버릴 수 없는 휴대폰이 나온다면”처럼 미래먹거리를 겨냥한 뼈 있는 질문까지 각양각색이다.

삼성은 애플 면접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사회적 이슈에 대한 질문도 던진다. 잡플래닛에 올라온 후기에 따르면, 임원면접에서 사회적 이슈에 대한 지원자의 생각을 묻는 질문들이 많았다는 평이다. 작년 한해 주로 나왔던 질문들로는 국정 교과서, 애플과의 소송건, 북한 핵실험 문제 등이 꼽혔다. 전공지식만 갖추기보단 사회적 문제에 관심이 있고 자신의 신념이 있는 지원자를 원한다는 의미다.

‘혁신의 아이콘’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주는 평소 “나는 우주에 영향을 미치고 싶다”고 말해왔다. 그의 지론처럼 애플도 단순히 전공지식에만 파묻힌 사람을 원하진 않는다. 애플의 대표적인 창의성 질문은 바로 ‘콤비네이션(융합)’이다. 지원자의 종합적인 사고를 확인하겠다는 의지다.

애플은 상품 디자인 부서 지원자에 “뜨거운 커피 한잔과 냉장고에서 막 꺼낸 우유가 있다. 실온 상태에서 이 둘을 섞어 최적의 맛을 내려면, 언제 우유를 커피에 부어야 하는가?”라고 묻는다. 하드웨어 엔지니어를 향해서는 “차 안에 있는 가솔린 양을 측정할 수 있는 5가지 방법을 제시해 봐라”가 주어졌다. 단순히 과학적인 물음으로만 보기엔 상당한 창의력을 요하는 질문이다. 또 애플 재판매 전문직 스페셜리스트에게는 “우리(애플)가 왜 회사명을 애플컴퓨터에서 애플로 바꿨는가”란 질문이 돌아간다. 고객을 대하는 자세, 판매기술뿐만 아니라 애플을 얼마나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근본적으로 보기 위함이다.


’협동’ 중시하는 삼성ㆍ‘사람’ 보는 애플=삼성은 지원자를 둘러싼 환경과 배경, 사회경험에 대한 질문에 초점을 맞춘다. 최근에 했던 자신의 비도덕적인 언행이나 인생의 롤모델, 학점과 영어점수 등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 지원자 본인과 주변의 상호작용을 중시 여기는데, 이는 곧 협동과 조직문화를 지향하는 우리나라의 특성과 일치한다. 특히 삼성전자 연구개발 업무에선 “대기업과 협력업체들이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은?”, “나보다 나이가 적은 상급자가 조직에 있다면?”, “실력이 모자란 친구와 같이 프로젝트를 진행한 경험이 있는가” 등 ‘협력’과 ‘팀워크’에 대한 질문이 쏟아진다.

애플은 지원자 자체에 대한 회사의 관심을 질문을 통해 드러낸다. 삼성이 “우리가 왜 당신을 뽑아야 하는가”라고 묻는다면, 애플은 “당신은 왜 애플을 선택했는가”라고 묻는다. 회사에게 자신을 어필해야 하는 삼성의 개인면접과는 그 방향이 약간 다르다.

또한 삼성이 비도덕적으로 행동했던 경험을 물을 때 애플은 “당신은 예쁘고 아름답다. 어떤 것들이 자신을 무너뜨리는가”라고 묻는다. 결론적으로 오늘, 내(애플) 앞에 서 있는 당신(지원자)이란 사람이 도대체 누구인지를 알고자 하는 것이다. 삼성이 전체적인 조직문화를 중시 여기는 질문을 던진다면, 애플은 팀을 이루는 개개인을 알고자 하는 의지가 더 강하다고 볼 수 있다.

놓칠 수 없는 고객만족과 기능, 지원자와 고민 나눠=삼성과 애플에도 공통적인 면접질문이 있다. 고객과 서비스, 품질에 대한 것이다. 애플과 삼성 모두 고객 서비스와 기능 중 무엇이 우선인지에 대해 묻는다. 애플은 더 구체적으로 ‘화가 난 고객’을 등장시켜 롤플레잉(역할놀이)까지 시킨다.

그런가 하면 삼성은 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강조하기도 한다. 우리나라 지배계급 기업의 표상으로 이미지가 굳어지면서, 사회공헌의 필요성을 실감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지원자의 개인적인 도전과 실패경험, 그리고 각 회사가 나아가야 할 방안에 대해서도 묻는다. 면접을 통해 회사의 고민을 함께 나누고 해답을 얻고자 하는 의도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seri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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