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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대통령되면 나라 떠나겠다”던 美 억만장자 어쩌나
- 힐러리 지지하는 익스피디아 회장 ‘분노’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그저 ‘바람잡이’ 정도로 생각했던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가 미 공화당 대선후보로 확정되면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이 나라를 떠나거나 레지스탕스에 참여하겠다”고 한 미국 억만장자의 발언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세계적인 온라인 여행사이트 ‘익스피디아(Expedia)’의 회장 배리 딜러(Barry Diller)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지난해 10월 블룸버그가 주최한 한 서밋에 참석해 이같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트럼프에 대해 “비열하고 형편없다”, “물건을 강매하는 악덕상인이나 다름없다”며 강공을 퍼붓기도 했다.

트럼프가 사실상 공화당 대선후보로 확정되자 딜러 회장은 여전히 거침없이 독설을 퍼부었다. 그는 현지시간으로 5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처럼 사악한 인간이 대통령 후보에 오른 건 처음 본다”며 강하게 비난했다.

딜러 회장은 작년에도 트럼프가 땅 투자로 큰 돈을 번 이력부터 문제 삼으며 “이름만 크게 알리면 추가로 큰 이득을 얻을 수 있는 부동산업계의 구태에 익숙한 인물이다”고 평가했다. 트럼프가 잇단 기행과 독설로 이슈몰이를 하는 것이 부동산업계에서 몸에 밴 관습과 관련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트럼프가 리얼리티 쇼 ‘견습생(The Apprentice)’의 진행자였던 점을 지적하며 지금의 ‘트럼프 신드롬’은 정치판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보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딜러 회장은 “리얼리티 프로는 갈등에 기반을 두고 있다. 트럼프도 그저 갈등밖에 없다. 그것도 네거티브한 갈등이다”고 말했다. 출연자들간의 갈등을 부각시켜 시청률을 올리는 리얼리티 프로그램과 트럼프의 행동이 똑같다는 것이다.

특히, 트럼프가 ‘(월남전에서 포로로 잡힌) 존 매케인은 전쟁영웅이 아니다’라고 말한 것에 대해 크게 흥분하며 딜러 회장은 거침없이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2008년 대선 때 민주당 후보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의 맞수 존 매케인 후보에게 모두 정치자금을 지원한 바 있다.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지지하는 배리 딜러 익스피디아 회장


트럼프의 인기가 사회현실에 대한 대중의 분노에 기인한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딜러 회장은 “전혀 관련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오히려 “트럼프는 어떤 소통 전략도 없다. 항상 비난하는 비열한 사람이 되겠다는 것 말고는 없다. 그게 쇼맨(showman)들이 하는 어리석은 짓이다”고 평가절하했다.

딜러 회장은 익스피디아를 비롯 24개의 온라인 기업을 계열사로 둔 IAC그룹 창업자다. 유머사이트 ‘칼리지유머(CollegeHumor)’, 온라인사전 ‘딕셔너리닷컴(Dictionary.com)’ 등이 모두 그의 소유다. 특히, 익스피디아는 지난해 경쟁회사 오르비츠(Orbitz)를 16억달러에 사들이며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개인 자산은 24억달러(약 3조원)에 달한다.

동시에 수년 동안 엄청난 돈을 정치권에 쏟아부은 거물이다. 그 돈은 대부분 민주당으로 향했다. 연방 선거관리위원회의 기록에 따르면, 현 민주당 대통령 경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부통령 조 바이든, 시카고 주지사 람 이매뉴얼 등이 딜러 회장의 도움을 받았다.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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