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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대형의 반전①] 돌아온 캥거루족…중대형 수요 키운다
[헤럴드경제=박준규 기자] 결혼 5년차에 접어든 직장인 남모(36) 씨 부부는 올해 초 전세 재계약을 포기했다. 그가 신혼부터 살고 있는 아파트는 노원구 중계동에 있는 전용 59㎡짜리 아파트. 2년 전 최초 재계약 때 집주인은 전세금을 3000만원 올려달라고 했고 남 씨는 받아들였다.

두 번째 계약 만기를 앞두고 집주인은 전세금을 올리는 대신 월세 20만원을 달라고 요구했다. 육아비용 등을 감안하면 매달 월세를 추가로 지불하는 게 부담스러웠다. 결국 그는 노원 생활을 접고 남양주 별내신도시에 있는 부모님의 아파트로 들어갔다. 남 씨는 “출퇴근 시간은 늘어났지만 주거비 부담을 덜었고 부모님이 아이를 봐주시게 됐다”며 “눈치는 보이지만 당분간은 부모님과 함께 지낼 생각”이라고 말했다.

날로 부담이 불어나는 주거비에, 애 키우는 고충까지 겹치면서 부모와 함께 거주하려는 ‘리터루족(族)’이 늘어나고 있다. 리터루는 ‘돌아오다’란 뜻의 return(리턴)과 부모 품을 벗어나지 못하는 성인을 뜻하는 ‘캥거루족’의 합성한 신조어다.


부모와 함께 거주하려는 ‘리터루족(族)’을 선택하는 젊은이들이 소폭 증가했다. 그러면서 5인 이상 가족이 거주할 수 있는 중대형 아파트의 거래량도 조금씩 살아나는 모양새다. [사진=헤럴드경제DB]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2016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3대 가족(부부+미혼자녀+부모)의 전체 가족 유형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7%로, 2010년 조사 결과와 견줘 소폭(0.8%p) 늘었다. 날로 높아지는 전셋값 등에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인 20~30대들이 분가생활을 접고 ‘합거(合居)’에 나서는 것이다. 더불어 정부가 부모와 10년 이상 거주한 무주택 자녀들에게 적용되는 주택상속 공제율을 80%(기존 40%)까지 확대하기로 한 것도 이런 분위기가 형성되는데 밑거름이 됐다는 분석이다.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를 기점으로 외면받았던 중대형 아파트들도 거래가 완만하게 증가하는 추세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체 아파트 거래량 가운데 중대형(전용 85㎡초과)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율은 19.47%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 올랐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수년 사이 중대형 아파트의 거래량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조금씩 나아지는 경향이 있다”며 “중대형이 시세 상승을 담보하는 시절이 아니기에 건설사들은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설계를 중대형 평면에 적용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n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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