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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포럼] 은산분리 폐지, 금융산업 경쟁력 확보 첩경 - 강신원 순천대 소비자전공 교수
은산분리에 대한 논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은산분리는 산업자본이 은행을 가질 수 없게 하는 원칙이다. 많은 사람들이 산업자본이 은행을 가지면 은행이 가지고 있는 돈을 자기들의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즉, 재벌이 은행을 소유하면 은행이 재벌기업의 사금고화, 빈익부 부익부의 심화, 금융자본의 편식으로 인한 경제민주화 역행 등 부작용이 발생할 것을 우려하는 것이다. 참고로 현행 은행법은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는 은행 지분 4%를 초과 보유할 수 없도록 은산분리를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

이러한 은산분리를 찬성하는 이들의 논리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은산결합이 될 경우 금융자원이 재벌기업에 전용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경쟁업체에는 자금지원을 꺼리는 등 대출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어렵게 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둘째, 은산결합의 이해상충 이슈이다. 셋째, 경제 시스템 리스크가 확대된다는 점이다. 특정 기업이 은행을 소유하고 이 기업이 경영문제로 도산하게 된다면 은행과 기업이 동시에 파산할 가능성도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은산분리 법안 폐지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세계적인 모바일 금융서비스 패러다임에 편승하여 금융 산업의 국내외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경쟁자들을 시장에 진입하게 해 경쟁을 활성화시키고, 이를 통해 금융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먼저, 은산분리 폐지로 인해 은행의 재벌기업 사금고화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 금융감독원의 상시모니터링과 업무보고서상 동일여신한도, 대주주 보유주식 현황 보고서 등에서 잘 파악이 되고 경영공시에서 이중 체크가 충분히 가능하다.

둘째, 만일 은산분리 폐지로 이해상충의 문제가 발생한다면 이는 산업자본의 금융소유만의 문제가 아니다. 산업자본이 아니더라도 금융기관을 지배하는 대주주 또는 주주간의 담합 등이 존재하는 한 이해상충의 가능성은 항상 존재한다.

셋째, 은산분리 폐지를 통해 기업의 소유관계가 확실해지고 효율적인 경영이 확대될 것이다. 많은 사례에서 보듯이 주인이 없는 기업의 경우 책임 경영을 할 주체가 없어 경영이 비효율적으로 이뤄지는 문제점이 제기돼 왔다.

과연 은산분리 폐지가 어떠한 경제 및 사회적인 이익을 창출할 수 있을까? 은산분리를 폐지하면 경쟁력 있는 기업의 금융 산업 진입장벽이 낮아진다. 따라서 금융시장의 경쟁이 격화돼 다양하고 새로운 금융상품이 출현하게 된다. 또한 금융 상품의 가격 인하 경쟁도 치열하게 만들어 소비자 편익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글로벌 금융소비의 트렌드 변화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세계적인 핸드폰 업체인 노키아가 왜 시장에서 도태됐는가? 왜 세계적인 기업인 소니가 글로벌 왕자에서 물러났는가? 변화하는 시장, 즉 글로벌 트렌드를 수용하는 기업은 살아 남아도 그렇지 못한 기업은 도태된다는 것이 만고불변의 진리이다. 한국 금융산업은 지금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변화와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 강신원 순천대 소비자전공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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