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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은 오늘을 위해서만 써라” 한국 삼포세대에 주는 행복론…‘미움받을 용기’ 저자 日기시미 이치로 단독인터뷰
“너무 먼 날까지 바라보지 말고 오늘이라는 날을 오늘을 위해서만 쓰는 것도 행복해지는 삶의 방식이죠.”

지난 4월30일 본지와 만난 밀리언셀러 ‘미움받을 용기’의 저자 기시미 이치로(60·사진)씨는 ‘행복한 삶’이란 바로 지금, 오늘에 충실하는 것이라고 했다. ‘미움받을 용기’의 한국내 반향에 고마워하며, 최근 한국말을 배우기 시작했다는 그는 서툴게 띄엄띄엄, “여러분 덕분에 매일 매일 행복합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한국의 젊은 층, 취업과 결혼, 출산을 포기한 ‘삼포세대’를 위한 행복해지는 삶의 길을 자신의 여러 경험을 통해 들려줬다.

[사진=윤병찬 기자/yoon4698@heraldcorp.com]

“제 딸이 이제 대학을 졸업하고 4년째에요. 대학때부터 취직하기 위해 많은 준비를 하고 활동했는데도 입사지원서를 내는 곳마다 떨어져 서른 번이나 떨어졌어요. 그런데도 딸이 아무렇지 않아서 괜찮은 줄 알았지요. 그런데 어느날 함께 저녁을 먹는데 딸이 말하더군요. “아빠, 나 이렇게 보여도 속으로는 엄청 속상하고 나에게 실망스러워요.” 그래서 딸에게 말했어요. “너를 한 회사에서 평가를 안했을 뿐이지, 그 평가로 인해 너의 본질이 달라지는 건 아니지 않니. 너의 가치는 회사의 평가와 다르고 그 자체로 가치가 있는 거다.”

딸은 용기를 얻었고 이후 몇번의 시도 후 취직을 했다. 기시미씨는 취업을 못해 힘들어하는 젊은이들에게도 같은 말을 해주고 싶다고 했다. 이는 취업문제에 국한하지 않는다. 자기 가치를 자기가 인정하는 게 그는 ‘자립’이라고 했다.

그럼 지금 불행하다고 여기는 사람이 행복해지려면 우선 무엇을 해야 할까.

“무엇을 하는지 보다 사고방식의 문제에요. 세상이 이상적이라고 말하는 삶이 있잖아요, 흔히 그런 이상적인 걸 갖고 있지 않아서 행복하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아요. 중요한 건 지금 무엇을 하느냐,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요.”


기시미씨 자신도 열등감을 갖고 있었다. 키 155cm로 왜소한 그는 ‘10cm만 더 커도 뭔가 달라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 생각을 친구에게 털어놨더니, “키는 커서 뭐하려고? 너는 사람을 편하게 하는 재능이 있잖아.”라고 말했다는 것. 그 때 그는 “155센티미터라는 내 키가 열등하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다고 했다.

그는 아버지와의 불편한 관계에 대해 털어놨다. 그는 무슨 일인가로 아버지에게 여러 대를 세개 맞은 적이 있다고 했다. 그 후로 아버지와 사이가 좋지 않았다. ‘내 인생이 잘 풀리지 않는 건 아버지 탓’이라고 핑계를 댈 수 있었다.

“먼저 과거 기억을 버리는게 어려운게 아니라고 생각하는 게 중요해요. 가령 아침에 일어나서 내가 ‘안녕히 주무셨어요?’라고 인사를 해보는 거에요. 아버지가 웃으면서 ‘그래, 잘 잤니?’ 하고 말하면 좋겠지만 오히려 싫은 표정을 지을 수도 있어요. 핵심은 상황을 바꿀려고 인사를 하라는게 아니에요. 내가 뭐라도 할 수 있는 게 있다고 생각하는 게 중요해요.“

기시미씨는 아들러심리학을 알고 난 후 완전히 삶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전에는 심각하게 생각하고 고민이 많았는데 아들러를 안 후에는 ‘무엇이든 해야지’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그런 삶이 그를 행복하게 만들었을까.

“내가 선택하고 행동하는 삶, 열등감에 빠지지 않고 미워하지 않는 삶은 사람들과 함께 살고 있다는 행복감을 주죠. 모든 사람을 존재 그 자체로 느끼는게 행복의 출발점입니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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