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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에서] ‘괘씸죄’ 추가된 연예인의 거짓말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안했어요.”(김상혁)

가수 김상혁은 지난 10년간 ‘피노키오 연예인’이었다. 2005년 교통사고를 내고 뺑소니한 뒤 내놓은 해명 때문이다. 음주운전 사고도 문제였지만, 금세 들통날 거짓말로 대중을 기만했다는 ‘괘씸죄’는 김상혁의 방송 출연을 막았다. 김상혁의 기이한 해명은 ‘거짓말쟁이 연예인’의 상징처럼 회자됐다.

‘한 사람이 알면 결국 열 사람이 알게 된다’는 업계 불문율이 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가 없기에 연예인의 거짓말이 사건 사고와 얽히면 사태는 걷잡을 수 없다. 도덕성, 인성과 결부되며 ‘퇴출’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크다. 

수년 전 도박 파문을 덮으려 ‘뎅기열 자작극’을 꾸민 신정환의 사태는 당시 연예계를 발칵 뒤집어놓은 사건 중의 사건이었다. 신정환은 ‘대국민 사기죄’로 여전히 돌아오지 못 하고 있다. 최근 “술을 못 마신다”고 해명했다가 음주운전으로 불구속 입건된 방송인 이창명 역시 ‘괘씸죄’가 적용됐다. ‘출발 드림팀’(KBS2)을 진행하던 이창명에겐 ‘출발 드링킹’이라는 조롱만 남았다.

거짓말은 쉽고 유용하다. 이미지를 파는 연예인들은 때에 따라 얼굴을 바꾸며 대중이 요구하는 모습대로 자신을 맞춘다. 판타지가 더해진 ‘아름다운 거짓말’은 때로는 모두를 만족시킨다. 진실은 가혹한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다.

다만 알면서도 속아주는 거짓말에도 ‘마지노선’이 있다. 연예계 관계자들은 “상당수 연예인은 현실감각이 떨어져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한 채 순간의 위기를 모면하려고 한다”고 입을 모은다. 과거 연예계가 흔히 써오던 방식이다.

시간이 지나면 사태가 수습되리라는 안일함, 대중의 사랑은 변치 않으리라는 착각도 따라온다. 하지만 대중과 연예인의 권력관계는 언제나 사랑을 주는 쪽의 힘이 세다. 보여지는 일부로 사랑을 먹고 사는 연예인이 그 사랑에 대한 신뢰를 저버릴 때 대중의 심판은 가혹한 법이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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