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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렵다더니 ‘깜짝실적?’… 벌어서가 아니라 줄여서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업종 대표기업들의 1분기 실적 발표가 종반을 향해 치닫고 있는 가운데 매출은 줄고 영업이익은 늘어나는 기업 수가 증가하고 있다.

각 기업들마다 ‘쥐어짜기’를 내부적으로 실시하면서 나타나는 반짝 효과로 분석된다. 큰 폭의 영업이익 실현이 반갑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삼성전자·LG전자 영업이익 늘었다= 삼성전자는 지난 28일 올해 1분기에 영업이익 6조675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2015년 1분기에 5조979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 대비 11.7% 늘어난 수치다.

LG전자도 지난 28일 실적발표를 통해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505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5.5% 증가했다고 밝혔다.

증권사들의 전망치를 넘어서는 깜짝실적을 달성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경우 5조원초반의 영업이익을, LG전자는 3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이라 전망했다. 소위 ‘깜짝 실적’을 실현한 것이다.

삼성전자가 큰 폭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은 갤럭시S7의 판매호조에 힘입은 바 크고, LG전자는 가전부문의 성장세가 두드러지면서 가능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매출은 양사모두 줄었다. 삼성전자 매출액은 49조78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 늘었으나, 직전 분기(53조3154억원) 대비로는 6.6% 감소했다. LG전자는 1분기 매출액이 13조36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 감소했다.

매출은 크게 늘지 않았는데 영업이익이 증가한 것은 통상 ‘불황형 흑자’로 분류된다. 내부적으로 비용 절감이 진행되고, 원하청 관계에선 하청 업체에 비용전가 가능성이 높아지는 대목이기도 하다.

▶화학도 ‘불황형 흑자’= 석유 화학 업종 역시 매출은 줄고 영업이익은 늘어나는 추세다.

SK이노베이션은 1분기 영업이익 8448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대비기 153.2% 증가했고, 에쓰오일도 영업이익 4913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06.3% 영업이익이 늘었다.

반면 매출은 줄었다. SK이노베이션은 매출액 9조4581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1.5% 감소했고 에쓰오일은 3조4284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1.6% 작아졌다.

▶韓 기업 ‘낡아간다’= 매출은 줄어드는 반면 영업이익은 늘어나는 현상은 올해 1분기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추세적으로도 매출 감소와 영업이익 증가 현상을 뚜렷하다.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결산법인 516곳(비금융)의 연결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전체 영업이익은 102조2000억원으로 2014년 보다 14.22% 늘었다. 순이익(63조6000억원)도 3.05% 증가했다. 그러나 매출액은 1639조원3000억원으로 3.01% 감소했다.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2014년 5.29%에서 2015년에는 6.23%로, 매출액 순이익률은 3.65%에서 3.88%로 각각 상승하는 등 수익성은 개선됐다.

매출에서 12.24%의 비중을 차지한 삼성전자를 빼고 봐도 영업이익(75조8000억원)과 순이익(44조5000억원)은 각각 17.59%, 16.22% 증가한 반면에 매출(1438조6000억원)은 3.06% 감소했다. 외형은 줄고 수익성은 비교적 괜찮은 ‘불황형 흑자’의 모습이 뚜렷했던 셈이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상장사들의 이익은 일단 2014년을 바닥으로 개선되고 있다. 그러나 이익 증가는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값 하락 요인이 크고 여기에 구조조정 등 기업들의 허리띠 졸라매기가 더해진 결과”라고 평가했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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