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포토 에세이] 섬세함과 감성으로…한국판 스트라디바리우스를 빚다
명품 바이올린 제작혼신…서울 중구 스트라디 공방 마이스터 김동인


스트라디바리우스, 과르네리, 아마티…. 몇 백 년이 지난 지금도 수십억원에 팔리는 ‘세계 3대 현악 명기’로 국내에도 이런 명품 바이올린을 만들겠다며 도전하는 사람이 있다. 서울 중구에 있는 스트라디 공방 주인 김동인씨. 그는 우리나라에 단 두 명밖에 없다는 현악기 제작 마이스터다. 장인이 아니라 마이스터라고 부른 것은 그가 독일 장인, 즉 마이스터 자격증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이탈리아의 크레모나와 더불어 최고의 바이올린 제작학교로 손꼽히는 독일 미텐발트 바이올린 학교를 나왔다. 독일 남부의 미텐발트에 있는 이 학교의 정확한 이름은 국립 바이올린제작 직업전문학교로 3년반 과정에 전체 학생 정원이 30명 남짓, 세계적인 바이올린 학교들 가운데에서도 가장 입학이 어렵다고 한다. 매년 전 세계에서 수백명이 현악기 제작기술을 배우기 위해 몰려들지만 여러가지 시험을 거쳐 불과 몇 명만이 선발된다.


입학 자체가 어려운 만큼 미텐발트 학교의 학사관리 또한 엄격하다. 또 학교 졸업을 한다고 마이스터가 되는 것이 아니다. 졸업 후 3년간 마이스터에게 도제식 교육을 받아야 마이스터가 될 수 있는 시험을 볼 자격이 주어진다.

그는 학교에서 이론을 배웠다면 도제교육을 받으면서 “바이올린을 만드는 법을 진짜 배웠다”고 말한다. 그의 스승은 세계적인 현악기 명장으로 손꼽히는 조세프 칸투샤(Joseph Kantuscher)씨이다. 


칸투샤씨 밑에서 일을 배우면서 “목 디스크가 생기도록 현악기만 만들었다.” 불과 3년 동안 첼로 4대를 포함, 35대 정도의 악기를 만들었으니 쉴 새 없이 일했다고 보면 된다. 오전 8시에 출근해서 오후 5시반까지 쉬는 시간은 점심 시간 1시간과 차 마시는 시간 15분 뿐이었다. 그는 “도제로 들어간 6개월만에 인간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칸투샤씨가 강조한 것은 “생각하면서 일하라.” 손끝만 놀려서는 제대로 된 장인이 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한때는 내가 만든 악기가 좋은 현악기를 가진 이들의 세컨드 악기(보조 악기)이길 바랐으나 이제는 가능성 있는 학생의 유일한 악기이길 바라게 됐다”고 한다. 


그의 말대로 음악대학과 예술고등학교 학생들이 그의 악기를 유일한 악기로 쓰고 있다. 그는 바이올린을 통해 한국에서도 세계적인 현악기가 나올 날을 앞당기겠다고 마음을 다잡고 있다. 

글·사진=윤병찬 기자/yoon4698@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