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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로 옆 주유소인데 ℓ당 ‘400원’ 차이…이유는?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 서울 강남구 신논현역 인근 도로를 달리던 A씨는 기름이 떨어져가는 걸 확인하고 주유소로 향했다. A씨가 들어간 주유소의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795원. 땅값이 비싼 강남이기에 자신이 사는 동네보다 다소 비싼 가격을 감수한 A씨는 30리터를 주유했다. 주유를 마친 A씨의 눈에 바로 옆 또 다른 주유소가 들어왔다. ‘휘발유 1397원 강남최저가’라고 쓰인 전광판이 번쩍인다. 약 50여미터 거리를 둔 두 주유소의 가격 차이는 리터당 400원. 이곳에서 30리터를 주유했다면 A씨는 1만2000원을 절약할 수 있었다. 훨씬 저렴한 가격이지만 이 곳은 셀프도 알뜰주유소도 아닌 유명 대기업 주유소다.
서울 강남구 신논현역 인근 한 주유소의 유가정보. 같은 방면 인근 50m거리에 있는 다른 주유소와 리터당 400원 가까운 차이가 있다.

같은 지역 인근 주유소끼리도 기름값이 큰 차이를 보이는 경우가 있어 운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바로 인근에 훨씬 저렴한 주유소가 있다는 걸 아는 상태에서도 비싼 주유소를 선택하는 것과 모르는 채 선택하는 건 다르기 때문이다.

지난 2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논현역 인근 도로. 사례에 등장한 약 50여미터 거리를 두고 있는 두 주유소의 가격 차이는 실제 리터당 400원에 달했다.

거리가 가까운 주유소들은 가격 경쟁이 붙어 가격 차이가 크지 않은 게 보통이다. 그런데도 바로 옆 주유소끼리 한쪽은 ‘저가정책’, 한쪽은 ‘고가정책’을 쓰는 이유가 무엇일까.
서울 강남구 신논현역 인근에 위치한 주유소. ‘무연(휘발유) 1397원, 강남최저가’라고 쓰인 전광판이 번쩍이고 있다.

리터당 1397원인 A주유소는 입구 쪽 큼지막한 전광판에 ‘휘발유 1397원, 강남 최저가’라고 광고하고 있다. A주유소에는 차들이 평균 서너대 이상이 계속 들어와 주유를 했다. 주유 호스는 휘발유 11개, 경유 4개, 고급휘발유 2개 등 총 17개였고 주유소 직원들 4명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이었다. 다만 최저가를 맞추기 위해 얼마를 주유해도 별다른 사은품은 없었다.

리터당 1795원인 B주유소는 차가 한두대꼴로 드문드문 들어와 한산했다. 주유 호스는 휘발유 6개, 경유 2개, 고급휘발유 2개 등 총 10개, 직원도 2명으로 A주유소에 비하면 절반 수준의 규모였다. 다만 5만원 정도를 주유하면 생수나 휴지 등의 사은품을 주고 있었다.

고급 중형차 한 대가 주유소에 들어왔다. 차주인 중년 남성에게 ‘바로 옆 주유소 기름값은 400원이 저렴하다’고 귀띔하자 “기름이 떨어져 가서 눈에 보이는 곳에 들어온건데, 가격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는 답이 돌아온다. 지역 특성상 상대적으로 가격에 덜 민감한 운전자들이 상대적으로 많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B주유소 직원은 “법인카드를 쓰는 운전 기사들이나 거래처 협약을 맺은 회사차들도 많이 찾는 편”이라며 “이곳 월 임대료가 3000만원이 넘는데 싸게 팔면 남는 게 없어서 고가 전략을 택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직영주유소 업체 관계자는 “품질에 대한 신뢰와 멤버십 혜택 등 고객관리 서비스는 물론 지역적 특성과 인력 운용, 사은품 등 여러가지 환경적 요인들을 복합적으로 감안해 가격을 정한다”고 설명했다.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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