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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상’에 골병 앓는 中 기업들…현금 부족 도미노 현상
[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중국 기업간 거래에서 매출채권 회수기간이 갈수록 연장되는 경향을 보이면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한 기업들의 유동성이 크게 압박받고 있다. 이것이 밀접한 연결 고리를 형성하고 있는 산업계 전체에 악순환으로 이어지면서 부채를 정리하고 경기 부양을 이끌려는 중국 정부의 정책에 제동을 걸고 있다. 외상에 중국 기업들이 골병을 앓고 있다는 것이다.

28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기업간 결제 대금 지급이 과거에 비해 현저히 늦어지는 경향을 보이면서 중국 경제를 옥죄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금융 데이터베이스업체 윈드 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지난해 상장기업들이 결제 대금을 받기 위해 기다렸던 기간의 중간값은 70일이었다. 14년만에 가장 긴 기록이다. 2014년에는 60일이었고 2011년에는 46일이었다.

대금 지급을 독촉하다가는 거래 관계가 아예 끊길 수 있다. 염료업체를 운영하는 유 싱지씨는 “전통적 제조업체들 사이에서는 어쩔 수 없는 문제다. 매출채권 문제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일거리가 없을 것이다. 아무도 좋아하지는 않지만 업계에 자리잡은 관행”이라고 말했다.

유씨는 현금보다는 은행인수어음으로 대금을 지급하려고 하는 고객들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인수어음은 발행일을 미래 시점으로 설정하고 미리 발행하는 선일자수표와도 개념이 비슷하다. 유씨는 이 은행인수어음으로 대금 지급을 원하는 고객의 비율은 몇 년 전 5~10%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20~30%로 뛰었다고 말했다. 대부분은 90일, 혹은 180일 동안 현금화하지 못하는 것들이다.

현금 압박에 시달리는 기업들의 어려운 사정은 산업 전반의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중국의 공급 구조는 유럽과 미국에 비해 훨씬 더 밀도있게 짜여 있다. 한 기업이 유동성 압박에 시달리면 이것이 또 다른 기업의 현금 부족으로 이어져 산업 생태계 전반에 영향을 준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의 유동성 공급 정책이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돈이 풀리기는 하지만 이것이 민간의 중소기업에까지는 제대로 닿지 못했다는 비판이다. 상하이의 사오 유 오리엔트 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유동성이 매우 풍부한 것 같지만 대부분은 부동산 부분으로 흘러 들어갔다. 경제 전반에 널리 순환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smsto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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