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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승자들의 독주]“트럼프 저지 힘들다”, 관건은 인디애나주…경쟁 전당대회도 물건너가나 (종합)
헤럴드경제=신수정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후보가 26일(현지시간) 치러진 동북부 5개 주(州)를 모두 휩쓸었다. 트럼프는 이번 압승으로 사실상 본선으로 가는 8부 능선을 넘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무엇보다 ‘크루즈-케이식’의 반(反) 트럼프 연대를 뚫고 압승을 거둔 것이어서 일각에선 “트럼프의 매직넘버(대의원 과반) 달성을 저지하기는 힘들어 보인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미 공화당 주류가 밀어부쳤던 경쟁전당대회가 사실상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다.

반(反)트럼프 연대 뚫고 동북부 5개주 압승…거침없는 트럼프=트럼프는 ‘운명의 승부처’였던 지난 19일 뉴욕 주에서 압승하며 이 지역 대의원 95명 가운데 89명을 챙기는 괴력을 과시한 데 이어, 이 날 펜실베이니아와 메릴랜드,코네티컷, 로드아일랜드, 델라웨어 등 5개 지역에서 모두 큰 득표 차로 승리하며 파죽지세를 이어갔다.

[사진=게티이미지]

트럼프는 이날 개표 초반부터 대부분 지역에서 60%를 넘는 높은 득표율로 일찌감치 승부를 확정 지었다.

이번 압승으로 트럼프는 누적 대의원 숫자를 기존 845명에서 최소 920명 안팎으로 크게 늘릴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후보 지명에 필요한 ‘매직 넘버’(전체 대의원 2472명 중 과반인 1237명)에 한 발짝 더 다가선 셈이다.

트럼프는 2위 테드 크루즈 텍사스 상원의원과의 대의원 격차도 300명 이상으로 벌렸다. AP 통신은 앞서 “트럼프의 매직넘버 달성을 저지하기는 힘들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경쟁전당대회도 무산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와 관련 “트럼프의 압승으로 (결선투표 성격의) ‘경쟁 전당대회’(contested convention) 가능성이 약화됐다”고 분석했다.

의회전문지 더 힐(The Hill)은 앞서 트럼프가 이날 5개 주 대의원 172명 가운데 펜실베이니아의 ‘비구속 대의원’(unbound delegates) 54명을 제외한 118명 중 90명 이상을 챙겨야 자력 과반 확보의 길을 이어갈 수 있다면서 “오늘의 승부가 (대의원 과반 확보) 목표를 달성하는 데 숨통을 터줄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트럼프를 트럼프 답게” 전략이 먹혔다…전국 지지율 처음으로 50%=이런 가운데 트럼프의 전국 지지율도 처음으로 50%에 달했다. 트럼프가 뉴욕에서 압승한 데 이어 이번 5개주에서도 손쉬운 승리를 거둠에 따라 공화당이 ‘트럼프 단일대오’를 형성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NBC 뉴스와 서베이몽키가 지난 18∼24일 사이에 공화당원과 공화당 성향 유권자 1만70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트럼프의 지지율은 50%로 나타났다. 이는 전주 조사보다 4%포인트 올라선 것이다. 트럼프의 지지율이 작년 말 시작된 이 조사에서 50%에 이른 것은 처음이다.

줄곧 선두를 유지해 온 트럼프는 올 2월까지는 40%의 벽을 넘지 못했다가 3월 이후에는 안정적인 40%대를 지키고 있다.

크루즈 상원의원의 지지율은 전주보다 2%포인트 내려간 26%였다.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의 지지율도 2%포인트 낮아져 17%가 됐다.

공화당원만을 대상으로 분석한 트럼프의 지지율은 49%였다. 이는 전주보다 무려 6%포인트 올라간 것이다. 크루즈와 케이식은 공화당원만을 대상으로 분석한 지지율에서도 전주보다 떨어져 각각 28%와 15%가 됐다.

미국 선거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 “트럼프가 트럼프답게 행동할 수 있게 놔둬라”(Let Mr. Trump be Mr. Trump) 전략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자력본선 진출 파란불…마지막 관건은 인디애나주=트럼프는 이에 따라 캘리포니아를 비롯해 앞으로 남은 10개 주에서도 완벽한 승리를 거둠으로써 자력으로 대선 후보 자리를 꿰찬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AP통신 등 미 언론도 트럼프가 나머지 지역에서도 이번처럼 압승한다면 과반 달성이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라고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트럼프가 자력으로 대의원 과반을 확보할 수 있을지에는 여전히 회의적 전망이 우세한 편이다.

남은 10개 지역의 대의원은 502명으로 계산상 트럼프가 평균 60% 이상의 득표율을 기록해야 자력 후보를 기대해 볼 수 있지만, 크루즈 의원과 케이식 주지사가 경선지역 나눠 먹기까지 하며 트럼프 저지 총력전에 나선 터라 60% 득표가 절대 쉽지는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두 사람의 전략적 제휴가 이날 경선이 아니라 인디애나(5월 3일), 오리건(5월 17일), 뉴멕시코(6월 7일) 경선을 겨냥한 것인 만큼 앞으로 이 3곳의 표심이 어떻게 나타나느냐에 따라 트럼프의 운명도 달라질 전망이다. 크루즈-케이식 선거연대가 초반부터 삐걱거리는 조짐을 보이고 있긴 하지만, 일부라도 효과를 발휘해 트럼프가 한 곳에서라도 고전하거나 패배할 경우 과반 확보는 한층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특히 미 언론들은 다음달 3일 열리는 인디애나주 경선이 트럼프의 매직넘버 확보를 저지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보고 있다. 인디애나 주에는 대의원 57명이 걸려있다. 이 가운데 1위 후보에게 30명이 배정되고, 나머지 27명은 9개 선거구 투표 결과에 따라 배분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 18~22일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 인디애나주에서 트럼프는 39.3%, 크루즈는 33%, 존 케이식은 19.3%를 기록했다.

공화당 후보들은 이미 인디애나주에서 막대한 선거 자금을 쏟아부으며 사력을 다해 싸우고 있다. 크루즈는 26일 경선이 끝나기도 전에 인디애나주로 향했다.

트럼프는 80만달러(약 9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인디애나주에서 TV 및 라디오 광고에 썼다. 반(反) 트럼프 슈퍼팩 역시 비슷한 규모의 자금을 인디애나주에서 사용했다. 크루즈를 지지하는 슈퍼팩도 100만달러(약 11억원) 이상 쓴 것으로 알려졌다.

/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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